도지사직 유지한 채 경선 도전키로

▲ 10일 대전에서 열리는 ‘안희정과 함께 훈밥 토크콘서트’ 포스터.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희정 충남지사가 설 밥상머리를 다분히 의식해 전국 곳곳을 누비며 대권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 지사는 현직에서 물러날 뜻은 없음을 강조, 적어도 당내 경선까지 도정 누수는 불가피해졌다.

◆설 민심 염두, 22일 출마 선언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안 지사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박수현 전 의원은 지난 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안 지사가 오는 22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마 선언을 22일로 잡은 데 대해선 “적어도 설 연휴(27~30일) 이전에 해야 한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의원은 또 “대선까지 굉장히 시간이 짧고,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어서 많은 정치 일정이 생략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더 나은 지도자를 뽑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역설적으로 검증 시기가 너무 짧다”라며 “안 지사는 당에 후보 등록을 가급적 빨리 할 수 있도록 할 것과 국민 검증 토론회를 될 수 있으면 많이 마련해 달라는 두 가지 요구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 지사는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에 임할 것”이라며 “도지사와 정치인으로서의 영역이 겹치거나 충돌한다면 정치인 행보에 손해가 되더라도 도지사 업무가 우선이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도지사 업무를 먼저 할 것이다. 도정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전국 지지세 확산에 가속

‘차차기’가 아닌 ‘차기’ 출마를 결심한 안 지사는 전국 각지를 오가며 대선 주자로서의 면모를 강화하고 외연을 확장하는 데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안 지사는 6일 민주당 강원도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뒤 “현재의 분단 상태를 지금과 같은 갈등 구조로 내버려둔다면 강원도의 발전 기회는 없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물론 평화경제특별구역을 늘려 남북 경영을 확대해 가는 것은 강원도민들의 염원이요, 분단된 대한민국의 발전전략”이라며 대선 공약과도 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8일에는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진행된 ㈔광주전남언론포럼 초청 대선 후보 토론회에 참석, 국민의당 등이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영입 등을 전제로 비박(비박근혜)-비문(비문재인) 세력의 통합을 모색하는 ‘제3지대론’에 대해 “김대중과 호남을 고립시킨 (1990년) ‘3당 야합’과 똑같은 잘못”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자신을 음식 중 ‘밥’에 비유했던 안 지사는 10일 낮 12시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지지자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대화를 나누는 형식의 ‘안희정과 함께 훈밥 토크콘서트’를 열어 대선 행보에 본격 시동을 걸고, 출마 선언일 전날인 21일에는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의 텃밭이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부산에서 강연회를 가질 예정이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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