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면 치질 환자는 더욱 괴롭다. 추운 날씨로 인해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 순환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송년회와 신년회 등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출혈이나 고통도 증가한다. 치핵수술 환자 중 1, 2, 12월의 수술건수가 1년 전체 환자 중 30% 정도를 보인다는 지난 12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2015년 주요 수술 통계에 따르면 치핵 수술을 받은 환자수는 약 19만3천명으로 백내장 수술에 이어 2번째로 많다. 최근 몇 년간 전체 환자 숫자나 수술 건수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인구 10만명당 371명이 치핵수술을 받을 정도로 여전히 주요 질환에 속한다.

특히 사회활동이 가장 왕성하지만 신체적인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하는 40대와 50대에서는 각각 가장 많이 받는 수술 1위와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치질은 항문과 그 주위에 생기는 치핵과 치열, 치루, 항문소양증, 항문콘딜로마(사마귀 일종) 등의 질환을 통칭해 부르는 명칭이다.

치료법은 전체 증상의 정도를 1부터 4까지로 분류하며 이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요컨대 1도의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인 온수좌욕, 2도의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나 수술, 3도 이후에는 수술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표적인 치질 수술은 ‘치핵절제술(점막하절제술)’과 ‘PPH(원형자동 문합기)수술’이 있으며 전체적인 수술 시간이나 마취방법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

치핵절제술은 메스, 가위, 고주파절단기 등을 활용해 치핵 자체를 잘라내는 것으로 대표적인 치질 수술법이자 주로 사용되는 방법이다. 1주일이면 일반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고 3주 정도면 과격한 운동도 가능하다.

자동문합기를 이용한 수술은 늘어진 항문 점막이나 치핵 조직을 끌어올려 원위치에 되돌리면서 혈액의 흐름을 막는 방법이다. 전체적인 회복기간이 일주일 정도로 짧아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기구 가격이 고가라는 것은 단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항문이 너무 좁아져 있거나 4도 치핵의 경우에는 재발율이 높아질 수 있어 사용하면 안 된다.
 
치질 수술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재발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조언하고 있다.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병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로 1도, 2도, 3도 질환에 많이 사용되는 고무결찰요법, 적외선 응고, 레이저 응고 치료법이나 자동문합기 수술은 통증을 경감하거나 회복 기간을 줄이는 것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극소수 완전하게 병소가 제거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단순히 신기술이라거나 회복기간이 조금 더 짧아지는 것을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정확한 진단 아래 병소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환자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다.

방상일 외과전문의(강북구 방외과)는 “점막하 치핵절제술은 병소를 완전히 제거하고 거의 통증이 없으며 재발률이 1~2%정도에 불과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절제하거나 너무 여러 곳을 제거하면 항문이 좁아지는 협착증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다른 수술에 비해 치핵절제술을 선택할 때 고민하는 것이 항문이 통증에 예민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의들은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이라면 섬세하고 정밀하게 병소만을 절제할 수 있어 먹는 진통제로도 조절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방 원장은 “주말을 통해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미루지 말고 자신에게 적합한 치료법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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