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총 회장/한밭대 교수

지난 한 해는 온 국민이 참으로 힘들었다. 촛불집회는 탄핵을 외쳤지만 분위기는 허망함 그 자체이고, 분노의 탄식이었다. 역대 정부에서 어김없이 발생했던 친인척 비리, 권위주의적 독단의 정치를 해 왔던 터라서 독신의 여성 대통령은 따뜻하게 국민을 보듬고 부정과 부패를 몰아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또 김영란법이 통과된 직후라서 국정농단의 충격은 더욱 컷다.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는 크게 성장하였으나 국민 행복지수는 높지 않다. 왜냐하면 빈부격차, 지역 간, 세대 간 갈등요인도 있지만 부정·부패가 여전하고, 불공정에 의한 불만과 불신이 크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웃에 대한 나눔과 배려, 존중과 신뢰가 부족하다. 동방예의지국에서 이렇게 된 이유는 역사적으로 일제식민지, 해방후 좌·우익의 대결, 625전쟁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 생존의 방편으로 도덕성을 잃은 측면도 있지만 근대 초고속 경제성장의 산업화 과정에서 불공정과 부정이 판을 치며 불신의 사회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된다.

경제적으로 부강하고 민주화도 이뤘지만 이제 선진국이 되려면 첫째가 신뢰사회, 도덕과 인성이 바로 선 사회가 되어야 하고 그 역할은 교육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기술인재 양성으로 산업화를 이뤘다면 이제 인성을 바로 갖춘 창조적 인재 양성으로 선진화를 이뤄야 한다. 바른 인성이란 예절, 효도,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역량을 통해 사회공동체를 유지 발전시켜 나가는데 적절한 품성과 역량을 말한다. 물론 인성교육은 학교에서만 완성될 수 없고 가정과 사회에서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인성은 개인의 만족감을 높이고 행복지수를 높이는 요소로도 평가된다.

이제 4차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에는 대부분의 일을 스마트 로봇비서가 대신해 주는 스마트 세상이 될 것이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자율주행자동차, 택시드론, 동물 및 인간복제, 원하는 물건과 음식을 만들어주는 3D메이커는 물론 스마트 로봇비서가 나타날 것이다. 한 대의 PC컴퓨터가 1천명의 일자리를 대신했듯이, 한 대의 스마트 로봇이 1만 명의 일을 대신해 줄 것이다. 주 2~3일 근무로 의식주는 해결되고 현재의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길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진화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우리의 일상생활을 안내할 것이며, 나아가 지시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로봇의 오작동에 의한 에러도 문제이지만 컴퓨터 바이러스처럼, 의도적으로 포악성을 내재한 로봇이 만들어 진다면 큰 문제이다. 또 사람은 기계에 의존하여 게을러져서 학습포기, 의지약화, 지식저하, 판단력 약화 등으로 바보화될 수 있다. 혼돈과 정신질환자는 증가하고 개인 간 격차는 더 커지고, 개인주의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그래서 창의성 교육과 동시에 인성교육이 중요한 것이다.

우수한 두뇌를 갖은 우리나라에 있어서 4차 산업 시대는 기회일 수 있다. 이에 걸맞도록 교육 체계를 혁신해야 한다. 20년 전 컴퓨터는 전문가의 전유물이었으나 이제는 어느 직종의 누구에게나 생필품이 되었듯이 앞으로는 인공지능 스마트 로봇은 생필품이 될 것이다. 운전사, 공장생산직, 의사, 판사, 교사 등 많은 직종은 로봇이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창의성 교육을 위해 미국처럼 교육현장에 메이커 스페이스를 만들자. 초등학교부터 스마트 시대의 미래사회를 예측 가능하게 하고, 자신의 재능과 꿈을 새로운 시대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하는 교육장이다. 초·중등 및 대학에서 각각의 수준에 맞도록 메이커 스페이스를 설치하여 학생들이 스마트 시대를 예견해보고, 생각하고, 체험하고, 생각하는 것을 직접 만들어 보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학습을 통하여 창의력과 협동심, 공동체의식과 인성도 교육한다. 경쟁적 평가 및 입시제도를 개선하여 재능을 계발할 수 있는 창의적인 교육, 교사, 학생, 학부모간의 협력과 신뢰, 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정치적 악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독립성을 갖는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고, 자율성 강화와 과감한 재정투자가 요구된다. 금년 대선에서 4차산업 스마트 시대의 올바른 인재양성을 위한 혁신적인 교육공약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교육이 희망이다.

유병로 대전교총 회장, 한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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