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는 국민들의 마음은 너무나 답답하고 한편으로는 나라의 현 상황이 오리무중(五里霧中)이라서 뜻있는 사람들은 탄식과 한숨뿐이다.

왜냐하면 예부터 나라가 편안해야 백성들도 편하다고 일컬었다. 그런데 작금의 정치판을 보라! 아주 옛날, 중국의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를 방불케 하고 있다. 그때 군웅(群雄)이 할거(割據)했다더니, 오늘의 문(文), 이(李), 안(安), 박(朴), 김(金), 천(千), 반(潘), 정(鄭), 유(劉), 오(吳), 남(南), 원(元) 등이 모두 용상(龍床)을 꿈꾸고 나섰다. 의자는 하나뿐인데…. 모두 다 조급증에 걸려 있다. 꿩을 잡는 매는 먹잇감을 낚아채기 직전까지는 발톱을 감춘다는 지혜를 배워야 할 듯도 한데….

플루타크 영웅전에 따르면 민주사회에 있어서의 정치가의 지위는 항상 위험이 가득하다. 왜냐하면 백성의 뜻만 추종하려고 하면 그들과 함께 망하게 되며, 백성의 뜻을 거스르면 그들의 손에 망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치인의 처신과 언행은 신중해야 한다. 그래서 독일의 괴테는 “나는 실책과 거짓말을 미워한다. 더욱이 정치인의 경우는 그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오늘 이 시대 우리 정치인들의 행태는 어제 했던 말도 오늘은 태연스럽게 뒤집고 변명의 소리가 더 요란하다.

논어(論語) 자로편(子路篇)에 보면 ‘위정자 자신이 올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만사가 이루어지고, 위정자 자신이 올바르지 못하면 비록 호령을 하여도 백성들이 따르지 아니 한다’라고 했다.

지금 여(與)와 야(野)가 하는 짓이 똑같다. 여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180석을 얻느니, 아니 200석도 넘느니 하면서 옥새를 쥐고 튀는 짓을 해 국민들의 눈에 콕 찍혔다. 그 결과는 정당한 심판의 판결이었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과 관련 청문회에서도 개선장군처럼 신바람이 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의 모습이 과연 국민들의 눈에 곱게 비쳤을까? 비박계는 찬밥 신세였으니 개혁보수신당으로 새 살림을 꾸리고 30여 명이 나갔지만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를 통해 얻은 정당 지지도는 6%뿐. 그런가 하면 새누리당의 잔류 진영도 내홍 속에 빠져 두 노장들이 서로 삿대질을 하고 있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살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 한편으로 야당도 현재 지지도가 높다고 해서, 신중하지 못한 처신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한 가지 예만 든다면 작년과 금년 두 차례 방중외교(訪中外交)랍시고 중국에 의원단이 다녀왔지만 일부 언론의 평가는 훈시만 받고 왔다는 듣기 민망스러운 것이었다.

우리 정치가 언제쯤 경제·문화의 수준에 맞춰 갈 것인가? 우리 정치는 인물을 중심으로 합종연횡(合從連橫)과 이합집산(離合集散)하기 일쑤다. 지금 나라의 법치(法治)는 뒷전인 듯 촛불집회와 맞불집회가 그칠 줄 모르고 해를 넘기면서까지 끝이 없으니, 국제적으로 국격(國格)의 추락 현상이 알게 모르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위안부 소녀상을 빌미로 주한일본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해 갔고, 중국도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보복으로 자국민들의 한국여행 제재와 한류(韓流) 상품과 문화적 활동영역을 가로막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혈맹이라고 하는 미국도 오는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보호무역정책이 어느 선까지 조여 올지도 우려스러운 일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벌집을 쑤셔 놓은 것처럼 시끄럽다. 이제는 촛불집회와 맞불집회는 이 정도에서 멈추고, 굽은 것은 펴고 잘못은 바로잡는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성숙한 시민의 자세도 필요하다. 국민 모두가 슬기와 지혜를 모은다면 이 난국을 반듯이 헤쳐 나갈 것으로 믿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