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정부 대출규제 정책 영향
중도금 대출해 줄 금융사 찾기 난항

올해 충청권에서 분양을 앞둔 아파트들이 집단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이 아파트 분양시장에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충남 천안과 당진에서 분양 예정으로 알려졌던 A 아파트와 B 아파트는 분양을 내달로 미뤘다. 충북 청주에서 분양에 들어가려던 C 아파트 역시 분양을 내달로 미룰 것으로 전해졌다. 각 아파트 분양이 연기되는 이유로 건설사들은 행정절차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그러나 중도금대출을 담당할 금융사를 아직 선정하지 못한 점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중 충남에 분양을 예정 중인 건설사 역시 중도금대출 금융사 선정에 벌써부터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건설사가 중도금대출을 이용하기 힘들어진 이유는 지난해 가시화된 정부의 규제 때문이다. 정부는 1300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주범으로 부동산을 지목하고 중도금대출 등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건설사는 금융사에서 중도금대출을 이용하기 어려워졌고 여유 자금이 부족한 예비분양자의 계약 해지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해당 아파트는 아직 분양에 돌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도금대출 금융사 선정에 물리적으로 여유가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건설사는 중도금대출 금융사 선정을 일찍 마무리하고 이를 홍보에 이용하는 등 중도금대출 금융사 선정을 서두르는 편이다.

문제는 또 있다. 금융사의 높아진 대출태도 때문에 금융사 선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전망한 올 1분기 대출태도지수는 -19로 나타났고 주택담보대출태도지수 역시 -30으로 조사됐다. 이 지수가 마이너스면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금융사가 완화하는 금융사보다 많다는 뜻으로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강력한 대출규제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수요자가 결국 줄어들 수 있어 정부가 정책을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된다는 게 중론이다. 지역 건설업 관계자는 “온갖 부동산 규제로 지난해보다 분양시장 분위기가 가라앉겠지만 건설사 입장에선 중도금대출 금융사 문제가 가장 크다. 수요자의 관망세가 지속될 우려가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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