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성군 음성읍 소여1리 안골부락 어르신들이 20년 째 사용하는 컨테이너경로당이 오랜 세월을 말해주듯 녹이 슬고 난방시설이래야 전기판넬이 전부여서 경로당 신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음성군 음성읍 소여1리 안골부락은 30명이 주민 전부다. 제법 규모있는 경로당을 갖춘 마을과는 달리 이곳 복지여건은 겨울 찬바람보다 더하다.

20년 전, 안골 주민들은 함께 모여 마음을 나눌 장소조차 없어 터를 잡고 컨테이너 하나를 올렸다. 20년 세월이 말해주듯 ‘컨테이너 경로당’은 녹이 슬고 난방시설이래야 전기판넬이 전부지만 그나마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즐거움이다.

◆ ‘컨테이너 경로당’의지한 쉼터

이곳 주민의 한 명인 추명월 할머니. 올해 93세다.

19살에 시집와 74년을 이 마을에서 살고 있다. 연세에 비해 건강한 몸을 지녔지만 2차선 대로변을 건너 2㎞ 떨어진 이 마을 본 마을격인 산양재부락에 있는 경로당까지 가기는 무리다.

추 할머니는 “집에 혼자 있으면 외로운데 이웃들과 함께해서 좋다”며 활짝 웃는 웃음 속에 쓸쓸함마저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 경로당은 합법적 시설이 아니다. 매년 군으로부터 쌀과 난방비 등 수백에서 수천만 원 지원받는 것은 먼 나라 얘기다. 고작해야 이웃부락 산양재 경로당에서 먹고 남은 쌀 한 포대 받는 게 전부다. 그나마도 1년에 딱 한번이다.

보다 못한 주민들이 힘을 합쳤다. 주민 남풍우 씨는 자신의 땅 60평을 경로당 부지로 마을에 기증했다.

남 씨는 “어르신들이 혼자 집에 있으면 누가 어디가 아픈지 알 수 없어요? 추운 겨울 따뜻한 경로당에 함께 어울려 지내면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좋겠다 싶어 기증하게 됐습니다”며 마음을 전했다.

사실 남 씨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게다가 어머니는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어 어려운 환경임에도 마을을 위해 선뜻 경로당 부지를 기증해 의미를 더했다.

◆ 신축 자부담에 발목 ‘한숨만’

안골부락으로선 경로당 신축에 가장 큰 문제는 해결된 셈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최소 1억 원 이상 투입될 건축비다.

올해 음성군 경로당 신축지원예산은 2억 원이다. 마을로부터 경로당 신축신청을 받아 심사 후 지원금을 배정한다. 25평을 신축할 경우 군은 9500만 원을 지원한다. 1평씩 늘 때마다 100만 원이 추가돼 최고 1억 원까지 지원된다.

하지만 여기에 마을에서 부담해야 할 자부담 비율은 총 공사비의 10%다. 자부담 능력이 없으면 지원신청조차 할 수 없다.

군 관계자는 “현재 군에 신청 접수된 곳은 2개 마을이다. 군은 2월 중순이전 지원할 마을을 결정해 3월부터 신축공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안골부락은 작은 농촌마을이라 마을 기금조차 빠듯한 상황에 최소 1000만 원 이상을 마련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반장을 맡고 있는 주민 고석원 씨는 “건축비를 군에서 지원받는다 해도 자부담 비율이 최소 10%다. 건축비가 1억 원이 들어간다 해도 최소 1000만 원은 부담해야 하지만 마을기금이 적다보니 엄두를 못내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어르신들이 녹슨 컨테이너에서 지내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며 애절한 마음을 전했다.

농삿일에 매달려 한평생을 살다 이제는 자신의 몸조차 가누기 힘든 우리내 이웃 어르신들.

이들에게 쉴만한 보금자리조차 없는 현실이 안타깝게 전해진다. 연일 매서운 동장군이 이들의 소망을 더욱 간절하게 한다.

음성=임요준 기자 lifeyj@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