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이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등학교 5~6학년 교과서에 필요한 경우 한자를 표기하는 기준을 발표한 가운데 일각에서 사교육비를 가중시키는 정책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육당국의 이번 발표는 초등교과서 한자병기가 학습부담 및 사교육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란 국민 의견과는 정반대의 정책 결정으로 초등 한자교육 도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11일 밝혔다.

전국 초등학교 98%(약 5800개교) 정도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한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적정 수준의 한자 교육 내용과 방법이 없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마다 한자 학습량과 수준이 달라 한자 병기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는 게 교육당국의 설명이다.

이러한 취지 아래 지난 2015년 ‘2015 개정교육과정 총론’ 시안을 발표하면서 한자교육 활성화를 위해 초등교과서에 한자병기를 도입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거세져 총론 확정 단계에서 구체적인 방안 결정을 지난해 말로 연기했다. 그 결과 적정한자 수를 600자에서 300자로, 학년을 3~4학년에서 5~6학년으로 조정하며 한자를 암기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개념 이해만 도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계획을 마련했다. 학습효과는 높이고 부담은 낮추는 합리적인 표기가 가능하고 한자 교육이 전국적으로 균형 있게 이뤄지는 것은 물론 한자 선행교육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반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초등학교에 한자교육 도입으로 인한 학습 부담과 사교육비 부담이 여전히 남아있다. 또 교육적 목적보다 한자 관련 이해 집단의 요구를 수용해 한자교육이 아이들의 문해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도 하지 않은 채 적정 한자를 몇 자로 할 것인가에만 집중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시민 10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를 보면 73%가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를 반대했으며 83.6%는 학습부담 증가를 예상했고 88.4%는 한자 사교육비 증가를 예상했다. 또 유아·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76.9%는 자녀에게 별도의 한자교육을 시키겠다고 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는 “통계에 나와 있는 것처럼 한자 병기를 하면 이에 따른 사교육이 늘 것이란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교육부는 즉각 초등학교 한자교육 도입 방안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이러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향후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 등을 중심으로 한 ‘2015 초등학교 한자 교육 도입 정책’이 폐지되도록 국민들과 함께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관묵 기자 dhc@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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