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높은 곳에서 순위 싸움을 이끌던 현대캐피탈이 휘청인다. V리그 남자부 3강 체제가 무너지고, 5팀이 경쟁하기 시작했다.

현대캐피탈은 승점 38을 기록하며 3라운드를 끝냈다. 6라운드까지 치르는 2016-2017 V리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4라운드 4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은 승점 3만 추가했다. 1승 3패를 거뒀고, 두 차례 풀 세트 경기를 했다. '3강' 대한항공과 한국전력도 승점 쌓기에 실패해 현대캐피탈은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2중' 우리카드와 삼성화재가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제 V리그 남자부는 5팀이 순위 경쟁을 하는 구도다.

1위 현대캐피탈(승점 41)과 5위 삼성화재(승점 35)의 격차는 6점에 불과하다. 현대캐피탈은 주전 세터 노재욱의 부상이 안긴 상처가 너무 크다.

노재욱은 허리 부상으로 지난해 12월 28일 삼성화재전, 31일 한국전력전에서 결장했고, 팀은 2연패를 당했다.

1월 6일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1, 2세트를 모두 내주자 최태웅 감독은 3세트부터 노재욱을 내보냈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세트 스코어 3-2로 역전승했다.

하지만 노재욱은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11일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노재욱의 토스가 흔들렸고, 현대캐피탈은 0-3으로 무릎 꿇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11일 경기 뒤 "상대가 잘하기도 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경기를 하지 못했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힘들긴 하지만, 결국 변명이다"라며 "우리가 흔들리고 있다. 스피드 배구는 5㎝ 차이가 정말 크다. 세터가 흔들리면서 우리만의 배구를 잃었다"고 자평했다.

빠르고 정확한 토스를 하던 노재욱이 정확도를 잃었다. 세터가 아닌 선수가 토스하는 이단 공격도 성공률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외국인 선수 톤 밴 랭크벨트의 화력이 떨어지는 약점이 최근 들어 더 크게 보인다. 최태웅 감독은 "재정비를 해야 한다. 톤과는 따로 대화를 해보겠다"고 했다.

남은 V리그 경기에서도 현대캐피탈의 행보는 순위 싸움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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