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용 대전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매년 1월이 되면 많은 사람이 새해의 결심을 한다. 성공, 건강, 연애, 금연 등 새해에는 꼭 해야 할 것 혹은 끊어야 할 것에 대해 리스트를 작성하며 새해를 시작한다. 그러나 이런 결심 등은 매년 연중행사다. 지난해를 돌아보자. 아마 필자와 독자 대부분 부끄러움의 지난 한 해를 보냈다. 새해를 맞이했으나 그 부끄러움은 과거형이 될지 아니면 진행형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연말연시에는 송구영신이라는 문구는 흔히 등장한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네 인생사에 끊어짐은 없다. 즉 새해로 인해 우리 인생사나 세상이 크게 달라질 일이 없단 말이다. 다만 우리 스스로 새해라는 시간을 가름해 놓고 새로운 출발의 시간대를 산정해 놓는 것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과거, 현재, 미래라는 3권의 책을 집필한다.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우리는 새해라는 말을 쓴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난해까지 이렇게 살아왔지만 올해부터는 이렇게 살아 내년부터는 이렇게 살아야겠다, 살고 싶다는 책을 쓴다. 필자는 과거의 책을 끝내면서 책장을 덮기가 두렵다. 과거라는 단어가 가장 쉽게 말하면서도 가장 무섭게 느껴진다. 내가 지난해까지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을까,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얼마나 이루었을까, 내가 살아오면서 나는 과연 이타적인 삶을 살아왔나, 혹시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어렵게 되지 않았나와 같은 많은 자문에 나는 명쾌하고 시원한 대답을 하지 못한다. 매년 새해의 설계도는 이기적인 욕망과 허상 그리고 하루하루 쫓기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 채 마무리를 못 했다. 그 결과들이 쌓여 오늘의 부끄러운 나를 보게 만들었다는 데에 씁쓸하기 짝이 없다. 이런 부끄럽고 씁쓸한 나를 내년 이맘때쯤에도 봐야 하나. 절대 그러고 싶지 않다.

오늘 현재라는 책장을 열고 써내려가려고 하면서 과연 그런 모습을 지우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해본다. 필자는 “그래 새해 결심에 미쳐보자”라고 말한다. 우리가 매년 새해에 가장 싫어하는 말이 작심삼일이다. 마음먹고 삼일도 못간다는 말이다. 그럼으로 사람들은 그런 말을 듣느니 뭐하러 목표를 선정하고 실현해 나가는냐고. 틀린 소리는 아니다. 필자도 얼마전까지는 똑같은 생각을 했다. 그러나 친구가 어느날 이런 말을 했다. 금연 목표 후 일주일 만에 다시 흡연을 했는데 금연 며칠 후 딸이 “아빠 몸에서 냄새가 안나네”라는 말을 했을 때는 기분이 좋더라고. 이 말에 필자는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의 말을 빌리면 목표 후 몇 일간은 주위에서 나를 바라보는 게 변하였다는 말이 아닌가. 그동안 부정적이었던 작심삼일을 긍정적인 단어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은 목표가 이틀은 간다는 이야기이다. 그럼 우리는 1년 동안 183번을 작심삼일을 외쳐보고 실현해보도록 미쳐보자. 그럼 1년 뒤 우리는 새해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한마디로 목표를 위해 매일 미쳐 보자는 말이다.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 무수한 점 중에 하나다. 내가 살아가는 시간 또한 무수한 시간 중에 찰나다. 이처럼 작은 존재의 나를 인지해보자.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 나를 맡긴다면 얼마나 허무한가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웃으며 떠나고 나를 알고 있는 주위의 사람들이 나를 그리워 할 때 그것이 인생의 성공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진행형인 오늘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올 해 나의 목표를 위해 미쳐 보자라는 생각을 다시금 한다. 한번 미치게 달려보고 1년 뒤 과거라는 책을 마감하면서 과거의 부끄럽고 씁쓸한 나의 모습이 아닌 자신 있게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싶다. 우리 모두 2017년 한 해의 목표와 그 결실을 위해 원 없이 도전하여 1년 뒤 모두 만족하고 웃는 한 해를 맞이했으면 한다.

전병용 대전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