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 새로운 심장을 장착하고 미래를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불확실성의 시대,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살아남을 수 있는 치열한 환경에서 한국타이어는 R&D를 핵심 원천으로 선택하고 이 R&D의 가치를 키울 새로운 둥지를 마련했다.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으로 명명된 이 R&D 거점은 지난해 완공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현재 태안에서 진행 중인 주행시험장까지 완공하면 한국타이어는 최적의 연구환경을 완성해 미래 경쟁력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된다.
 

◆기-승-전-혁신
변화의 주체가 되지 못하거나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건 ‘사망 선고’와도 같다. 살아남으려면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또 혁신해야 하는 게 요즘 기업의 숙명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 방에 ‘훅’ 간다.

타이어 업계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고무로 된 바퀴가 변하면 얼마나 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업계에선 이 ‘바퀴’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하루하루 전쟁을 치른다. 며칠 지나면 새로운 차가 출시될 정도로 자동차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타이어 업계도 바빠진 거다. 차량 성능의 완성은 타이어이기 때문이다. 도로 환경과 기후적 특성, 차량의 특성 등을 모두 감안해 최적의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게 타이어 업계의 역할이다. 또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 등으로 오토모티브 산업의 트렌드가 바뀌는 상황은 타이어 업계에 큰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이와 함께 더 안전한, 더 조용한, 더 편안한, 더 효율적(연비)인 드라이빙에 대한 소비자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타이어 업계는 기술 혁신과 품질 경쟁력에서 답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생산시설(대전·금산)과 중앙연구소(대전)를 모두 충청권에 둔 한국타이어는 최근 중앙연구소 신축 건물(테크노돔)을 완공해 R&D 혁신의 새로운 도약을 선포했고 또 다른 R&D 거점인 주행시험장 인프라 구축도 현재 충남 태안에서 진행하고 있다. 포르쉐·람보르기니 등 자동차 성능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가 한국타이어를 신차용 타이어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다.

테크노돔은 연못을 활용,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혁신의 원천, 테크노돔
‘과학기술의 요람’ 대전 대덕특구 일원에 조성된 한국타이어 테크노돔(Technodome)은 그 자체로 한국타이어의 미래 지향성을 내포하고 있다. 2664억 원이 들어간 이 건물은 연면적 9만 6328㎡,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의 연구동과 지상 7층·지하 1층 규모의 레지던스 건물로 구성돼 있다. 최첨단 연구시설과 최적의 업무환경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타이어 기술을 선보일 테크노돔은 원천기술과 미래 신기술의 메카로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

테크노돔은 맥라렌 테크놀로지센터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한국타이어는 맥라렌이 테크놀로지센터를 통해 모터스포츠 기업에서 미래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한 것 그 이상의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 멕라렌 테크놀로지센터를 설계한 노먼 포스터(Norman Poster)를 선택했다. ‘유리달걀’이란 애칭으로 영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런던시청과 영국 박물관 그레이트 고트, 프랑스 미요(Millau)다리, 미국 맨해튼의 허스트빌딩, 홍콩 첵랍콕공항 등이 모두 노먼 포스터의 작품이다. 혁신기업의 상징인 애플의 신사옥(Apple Ring) 역시 하이테크 건축의 거장, 노먼 포스터의 손에서 태어나고 있다.

테크노돔은 ‘공간의 혁신을 통해 기업 전반에 걸친 혁신을 이루자’는 한국타이어의 의지가 반영된 상징물이다. 기술과 품질을 담보하는 연구소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업문화와 비전을 만들어간다는 복안이다.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그랜드 오프닝 모습.
◆미래 비전을 담은 공간철학
테크노돔은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의 가치를 실현하는 하이테크 연구소다. 부지 선택부터 설계는 물론 시공까지 친환경 가치가 고려됐다. 재활용·친환경 건축자재가 사용됐고 수돗물과 빗물 관리 등 효율적인 수자원 절약형 설비가 적용됐다. 건물 앞에 연못이 조성된 이유인데 연못에 모인 물은 순환돼 재사용되거나 건물 온도를 조절하는 데 활용된다. 테크노돔은 또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효율이 가장 높은 지열과 태양열을 활용해 일정 수준의 에너지를 자체 충당하고 고성능 절연체 사용과 자연채광으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다. 이산화탄소 감지센서 등을 통해 실내 공기질이 관리된다. 테크노돔이 국내 R&D센터로는 처음으로 미국 푸른건물위원회(USGBC)가 주관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인 LEED(리드) 인증을 받은 이유다.

디자인 측면에서 건물 중 가장 정밀하게 설계된 곳은 바로 돔의 처마 부분이다. 지형적 특성과 계절에 따른 태양의 위도 차이를 대입해 완성됐는데 사무실 내부의 자연 채광과 냉난방을 동시에 해결한 테크노돔의 백미다.

권선택 시장 등이 테크노돔을 둘러보고 있다.
◆ 프로액티브 컬처의 산실
테크노돔은 능동적이고 혁신적으로 일의 주체가 되는 한국타이어 기업문화인 ‘프로액티브 컬처’(proactive culture)의 도약을 이끈다. 창의성을 분출할 수 있는 공간 분위기에서 소통과 공유로 최고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 개념이 적용됐다.

소통은 테크노돔의 핵심 테마다. 연구원들이 지속적으로 서로 마주치도록 동선이 정교하게 설계됐다. 혼자가 아니라 서로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게 한다. 복도의 넓은 난간조차 소통을 돕기 위해 치밀하게 설계됐다. 중앙 아레나는 직원들이 편안하고 활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카페 겸 휴식공간인 플레이 라운지와 영화감상과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한 프로액티브 라운지, 직원 자녀를 위한 어린이집, 피트니스센터, 한의원, 테라피룸(심리치료실) 등 다양한 복리후생 시설들은 직원들이 일과 생활을 균형 있게 이룰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같은 공간의 혁신은 벌써부터 수도권 R&D 인재를 대전으로 끌어내리는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테크노돔엔 한국타이어의 기술력 원천이 모두 집결돼 있다. 국내 타이어기업에선 유일하게 보유한 드라이빙 시뮬레이션과 SPMM은 실제와 같은 환경에서 가상의 테스트를 수행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측정값을 기록한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타이어 소음 테스트 실험실인 무향실은 미래 자동차에 최적화된 타이어 개발의 밑거름이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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