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복제선 만들어 일본 맞선 애국주의 선양 움직임

▲ 북양함대 즈위안함[중국 웹사이트 캡처]

압록강 하구의 중국 단둥(丹東) 앞바다에서 발견된 침몰선이 120여년전 청일전쟁 당시 일본 해군에 격침된 비운의 청나라 전함 즈위안(致遠)함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중국은 일본과 갈등이 고조되는 시기에 즈위안함을 애국주의 선양의 수단으로 삼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시는 지난 3년여간의 고고학 연구를 통해 침몰선이 청나라 북양(北洋)함대 소속의 2천300t급 주력 철갑순양함인 즈위안함인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랴오닝성 문화재고고연구소측은 기록 연구, 물리 탐사, 침몰위치, 유물인양, 신원판별, 보존상태 등 단계적 확인을 통해 침몰선이 즈위안함이라는 증거의 연쇄고리를 찾았다고 전했다.

침몰된 즈위안함 선체는 길이 61m, 너비 11.5m에 높이는 8m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으나 남아있는 선체 높이는 2.5m에 불과했다. 선체 파손이 심각했으나 선체의 방수객실, 보일러실, 갑판 등 부위가 확인됐다.

중국 문화재 보호 당국은 지난 2013년 9월 단둥 앞바다의 해저 진흙층에서 침몰선을 발견해 '단둥 1호'로 명명하고 이 선박이 일본 해군에 최후까지 항거했던 북양함대의 즈위안함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발굴 활동을 벌여왔다.

북양함대는 청나라 말기 북양대신 리훙장(李鴻章)의 지원으로 독일과 영국제 함정을 들여와 건립된 현대식 해군으로 갑철포탑함, 순양함, 장갑포함 등 78대의 함선을 보유, 동아시아 최강의 해군 함대였다. 청나라 조정의 재정지원이 줄고 훈련 및 보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1894년 청일전쟁 당시 황해해전에서 일본군 함대에 대패해 순양함 5척이 격침되며 괴멸했다. 이를 상징하는 함선이 바로 즈위안함이다.

즈위안함은 1894년 9월 황해해전에서 일본 연합함대의 공격을 받아 침몰했는데 이 함선에 타고 있던 덩스창(鄧世昌) 함장을 비롯한 장병 240여 명은 최후까지 분투하다 전사했다.

청일전쟁 승전 직후 일본인 수만명이 도쿄 우에노(上野)공원에서 즈위안함 목제 모형을 만들어 불태우는 행사를 치르기도 했다.

중국은 즈위안함의 분전을 역사교과서에 싣고 영화도 제작하며 이들을 기리고 있다. 중국 사학자 천웨(陳悅)는 "즈위안함은 중국 해군의 군혼이자 중국 민족혼의 물증"이라고 말했다.

침몰선에서 인양된 200여건의 문물 중에는 '즈위안'이라는 명칭이 새겨진 식기와 함께 당시 전사한 1등항해사 천진쿠이(陳金揆·1864∼1894)의 영문이름이 새겨진 망원경도 포함돼 있었다.

천진쿠이는 당시 덩스창 함장 바로 아래의 함선 간부로 어렸을 적 성적우수자로 뽑혀 미국에 유학하고 돌아와 해군에 투신한 인물이다.

발굴단은 철제 선체의 해수 침식을 피하기 위해 선체에 아연괴를 덧붙이고 정기적으로 교체해주기로 했다. 아울러 침몰 수역을 수장문화유산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침몰 즈위안함을 보호 문화재로 신청하기로 했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10월 실물 크기로 복제한 즈위안함을 단둥 앞바다에 진수해 역사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단둥항 부두에 정박한 상태로 내외부를 일반에 공개해 애국주의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정박지 주변에 청일해전 기념관 건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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