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위에 세워진 꺼지지 않는 도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는 각양각색의 카지노 호텔들이 늘어서 호화 공연과 분수쇼 등 다양한 볼거리를 내세우며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최근 이곳에 추가된 새로운 볼거리가 자율주행버스다. 12인승 전기버스 '아르마'(ARMA)는 미국에서 공공도로를 달리는 첫 자율주행버스가 됐다.

아르마는 운전자는커녕 운전대도 없이 최고 시속 43㎞로 달리며 장애물을 인지하면 자동으로 멈춰 서기도 한다.

라스베이거스에 등장한 자율주행 버스 '아르마'(ARMA)

 

그런데 이런 자율주행버스는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올해 말에는 경기도 판교 시내에서 아르마와 같은 자율주행버스가 달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경기도와 국토부는 12월 판교역에서 판교창조경제밸리까지 편도 2.5㎞ 구간에서 12인승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시범 운행할 예정이다.

아직 버스의 실체는 없다. 경기도가 사업자를 모집해 자율주행 장치가 설치된 버스를 제작해 운행할 예정이다.

국토부와 경기도는 이 버스에 아르마와 같이 운전대를 아예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안전요원이 탑승해 비상시 정지 버튼을 누를 수는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운전대를 없애는 대신 원격 통제방식으로 제어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는 법령 정비다.

도로교통법 등 현행 법률에는 운전석에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량은 '불법'이다. 운전자에게는 전방주시 의무가 있고 운전대에서 손을 떼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부는 다음 달 경찰청과 함께 시범 운행하는 자율주행차량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는 특례조항을 도로교통법 등에 만들 예정이다.

국토부는 자율운행버스의 수준을 '레벨4' 정도는 만든다는 구상이다.

자동차가 얼마나 자율적으로 운행하느냐를 두고 레벨의 숫자가 올라간다.

레벨2는 정해놓은 속도를 유지하면서 앞 차량이 속도를 늦추면 감속도 하는 'ACC'(Advanced Cruse Control)와 차선 이탈방지 기술인 'LKAS'(Lane Keeping Assist System)를 갖춘 수준이다. 이들 기술은 이미 상용화 단계까지 갔다.

레벨3는 맑은 날씨 등 제한적인 조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운전자는 여전히 필요한 수준이다.

운전석에서 운전자가 사라지는 것이 레벨4부터다. 차량이 웬만한 환경에선 스스로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어 운전석이 비어도 된다. 레벨5는 기상이변 등 거의 모든 상황에서도 자동 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운전자는 뒷자석에서 차 한잔 하거나 신문을 보며 시간을 보내도 무방하다.

현재 글로벌 자동주행차량 기술은 2~3단계 수준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국토부는 레벨4 수준의 자율차이지만 판교 시내를 달릴 때는 시속 30㎞ 이하 속도를 유지하도록 할 예정이다. 공공도로 시범운행인 만큼 출퇴근 시간 등 혼잡시간대는 피해서 운행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안전이 보장되는 자율차를 투입할 방침이지만 혹시나 있을지 모를 돌발상황으로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서울대의 '스누버' 등 12대의 자율주행차량이 달리고 있지만 모두 운전석에 사람이 탑승하는 형태다.

국토부는 작년 대구와 판교에 자율차 시범운행단지를 지정해 놓은 상태다. 판교의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달리는 코스도 이 시범단지 안에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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