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 우주 개발업체인 스페이스X가 폭발 사고의 충격을 딛고 4개월 만에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미국 서부 시간 이날 오전 9시 54분(한국시간 15일 오전 2시 54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바버라 카운티의 밴던버그 공군기지에서 '팰컨 9'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발사 약 9분 후 재사용 로켓인 1단계 추진체도 태평양에 있는 바지선에 수직으로 안착했다. 스페이스X가 로켓을 안전하게 회수한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스페이스X를 비롯한 민간 우주선 개발 기업은 우주여행과 로켓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해 줄 로켓 회수 및 재사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팰컨 9 로켓에는 위성통신기업 이리듐의 통신 위성 10개가 실렸다.

이리듐은 자체 글로벌 통신 네트워크를 향상할 목적으로 앞으로 14개월 동안 6번 더 팰컨 9 로켓에 위성 60개 이상을 실어 지구저궤도로 보낼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8일 로켓 발사를 추진했다가 기상악화 탓에 이날로 일정을 재조정했다.

스페이스X를 이끄는 억만장자 사업가 일론 머스크는 발사 성공 1시간 20분 후 트위터에서 "로켓의 우주비행이 좋아 보이며 10개의 위성을 궤도에 배치하기 시작했다"면서 "1단계 로켓 추진체는 바지선에서 안정된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또 곧이어 "모든 위성이 궤도에 배치됐다"며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음을 알렸다.

AFP 통신은 로켓 발사와 회수 성공의 순간 캘리포니아 주 호손에 있는 스페이스X 통제 센터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은 지난해 9월 1일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엔진 가동 시험 도중 폭발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로켓과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이 임대한 고가의 위성, 발사대 등이 파손돼 2억6천만 달러(약 3천56억3천만 원)의 금전적인 손해를 입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3일 전했다.

이런 이유로 2017년 첫 발사는 스페이스X의 우주 사업 '롱 런' 여부를 가늠할 주요한 잣대였다.

이날 로켓을 안전하게 쏘아 올려 위성을 제 궤도에 보내고 1단계 추진체도 회수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스페이스X는 앞으로 사업 진행에서 자신감을 얻을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올해에만 27차례 로켓을 발사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8차례보다 세 배나 많은 규모다.

아울러 이리듐의 위성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낼 물품 등 스페이스X는 각종 물건을 탑재한 로켓 발사 임무를 70차례 더 수행한다. 이는 100억 달러(11조7천550억 원) 이상의 규모라고 로이터통신이 소개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폭발 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 미국 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B), 미국 공군, FAA는 물론 우주 산업 전문가를 망라해 폭발 원인 조사단을 꾸린 뒤 조사 4개월 만인 이달 2일 로켓 내 액체 헬륨을 저장하는 탱크 3개 중 1개가 고장 나 전례 없는 폭발을 유발했다고 발표했다.

헬륨 탱크 알루미늄 내벽에서 기둥이 휘는 '좌굴' 현상이 발생한 바람에 휜 공간에 갇힌 액체 혹은 고체 산소가 마찰을 일으켜 점화하면서 큰 폭발로 이어졌다는 게 조사단의 설명이다.

스페이스X는 폭발 당시의 결점을 보완한 로켓을 이번에 쏘아 올렸다. 장기적으로는 헬륨 탱크 부분을 재설계 할 방침이다.

일간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미국 항공우주국이 스페이스X 우주선의 첫 무인 비행을 올해 11월, 첫 유인 우주선 시험 비행을 내년 5월께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