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암 행정학 박사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건강한 암탉처럼 건강한 알을 쑥쑥 낳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당신은 새로 떠오르는 2017년의 태양을 바라보며 무슨 기원을 했으며 무슨 목표를 세웠는가. 아니, 당신은 원대한 꿈을 꾸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혹시 목표와 꿈을 혼동하지는 않았는가.

어려서 선배나 어른들로부터 “너의 꿈은 뭐냐?”라는 질문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너의 목표는 뭐냐?”라는 질문을 받았던 기억도 난다. 나는 그때마다 장래에 이루고 싶은 무언가를 생각하며 질문에 답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꿈과 목표라는 말이 구별돼 인식되기 시작했다. 꿈은 꿈이고 목표는 목표이니 함부로 답을 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 이후부터 선배나 어른들이 목표와 꿈에 대한 질문을 하면 상당히 고민을 했다. 그들은 내게 장래의 희망을 이야기해 보라고 했겠지만 목표는 목표이고 꿈은 꿈이니 함부로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당시 내가 생각한 꿈과 목표는 어떻게 달랐을까? 아마도 이런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꿈이란 한 인간이 인생을 살면서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어떤 것이다. 그러므로 꿈은 인간 각자의 가치기준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죽을 때까지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는다. 꿈은 가능한 원대하게 꾸어야 한다고 교육을 받았으며, 자신 또한 그렇게 믿고 살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일찌감치 꿈을 이루었다고 말한다. 그들은 가능한 욕심을 버리고 만족하며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말로 그런지는 모르지만 이런 사람은 조금 시시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심장은 욕망을 좇아 쉼 없이 쿵쾅거려야 하는데 그새 다 이루었다면 그 사람에게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반면 어떤 사람은 꿈을 이루기 위해 멈춤이 없는 기관차처럼 내달린다. 그는 어려서부터 꿈은 가능한 원대하게 꾸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따라서 그의 꿈은 욕심을 버리고 만족하며 사는 사람에 비해 이루기가 훨씬 어렵다. 나는 이러한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인류는 이러한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이제 목표라는 단어를 생각해 보자. 목표는 꿈이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다. 꿈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수단인 목표는 상황에 따라 변화를 꾀할 수도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작은(단기) 목표와 큰(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실현시켜 나가야 한다. 식지 않는 열정과 도전의식으로 목표들을 하나씩 실현시켜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꿈이라는 고지가 보인다. 눈에 보이는 고지를 오르려 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꿈 자체를 포기하거나 잊고 산다. 현실의 장벽이 너무 높다 보니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 즉 목표의식 자체를 잊어버린 것이다. 욕망을 좇아 팔딱거려야 할 심장이 소금에 절여진 듯 쪼글쪼글 해졌다. 그리고는 죽을 때까지 가슴에 ‘불만족’이라는 바윗덩어리를 얹고 산다.

꿈은 이루어야 할 시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죽기 전까지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꿈을 이루기 위해 평생을 쉬지 않고 노력했다면 그것만으로 인생에 후회가 없을 것이다. 사실 원대한 꿈이라는 것이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서 다른, 다분히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작고 큰 목표를 하나씩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훌쩍 커버린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꿈을 이루든 이루지 못하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열정과 과정이 훌륭한 것이다. 2017년,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한 당신의 진화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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