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슈 재부상에 매매가 2주 연속 상승·투자자 문의도 늘어

대선을 앞두고 청와대의 세종 이전 분위기가 솔솔 피어오르면서 세종과 인근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가 이달 들어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 2일 대선 후보 중 처음으로 청와대 이전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대선 후보들에게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해 쟁점화시켰다. 이어 9일 국회 정론관에서 남경필 경기지사와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청와대와 국회, 대법원 등을 포함한 주요 기관을 세종으로 이전해 정치·행정 수도로 완성하자”고 제안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청와대를 세종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대선 잠룡들의 입을 통해 행정수도 이슈가 다시 부상하면서 세종과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2일과 9일, 2주 연속으로 상승했다.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은 2일 0.03%, 9일엔 0.02%로 계속 상승했고 대전 역시 같은 기간 0.02%, 0.03%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2주 연속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 지역은 내년 평창올림픽 특수로 반짝이는 강원(0.04→0.06%)과 지난해에 이어 아파트 분양 열기가 뜨거운 부산(0.09→0.08%), 최근 중국 관광객 증가 등에 따른 지역경제 활기로 땅값이 상승 중인 제주(0.19→0.15%)를 제외하곤 대전과 세종 밖에 없다. 서울과 경기는 올해 들어 보합을 기록했다.

당초 세종은 전매와 1등 재당첨 등을 제한하는 11·3 부동산대책이 적용되는 지역에 포함됐기 때문에 올해부터 실수요자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개편돼 아파트 매매가가 약보합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예측과 달리 아파트 매매가는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대전 역시 세종 행정수도 기대감에 따른 부동산 호재 흐름에 편승하게 됐다. 대선이 무르익으면서 행정수도 공약이 쟁점으로 부상하면 세종과 대전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은 당분간 더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대선 지지율 선두경쟁을 벌이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세종에 국회 분원을 설치해 세종이 장기적으로 완전한 행정수도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고 충청대망론의 중심에 있는 충북 음성 출신의 반기문 전 UN사무총장도 세종으로 청와대를 이전하는 것에 찬성할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다.

세종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대선 때마다 세종으로 청와대를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다. 최근에도 투자자의 문의는 전보다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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