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일주일 앞두고 민심을 잡기 위한 대선 잠룡들의 각축이 치열한 가운데 지지세 확산을 위한 충청 출신 주자들의 행보도 한층 빨라져 주목된다. [관련 기사 - 반풍 예상 밖 미풍 ]

◆반기문 ‘대전 찍고 MB 예방’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함께 선두그룹에 포함돼 있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지난 12일 귀국 이후 처음으로 19일 대전을 방문해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고(故) 최규하 전 대통령 묘소와 제2연평해전 전사자, 천안함 46용사 묘소에 참배했다.

또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국제기구와 과학기술정책’을 주제로 한 강연을 갖고 “미래창조과학부에 통합된 과학 분야를 따로 떼고, 그 수장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반 전 총장은 이후 상경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부인인 손명순 여사를 예방했다. 반 전 총장은 이 전 대통령과의 환담에서 대선 출마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 야권과 여권 일각에서 “반 전 총장 주변에 MB계(친이명박계)가 너무 많다”라고 공격하고 있는 상황에 이뤄진 회동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소극장서 출마 선언하는 안희정

안희정 충남지사는 오는 22일 서울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5시간 동안 온·오프라인을 통해 들어오는 유권자들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을 하는 ‘전무후무 즉문즉답’이란 이색적인 행사를 통해 공식 출마 선언을 한다.

문재인 전 대표의 ‘페이스메이커’나 ‘차차기 주자’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애쓰는 안 지사는 19일 도청에서 진행된 ‘안전충남비전 2050’ 선포식에 이어 공주 마곡사에서 열린 조계종 전국 교구본사 주지협의회에 참석해 불교계와 소통했다.

안 지사는 앞서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선 중도 보수층을 겨냥한 듯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 측에 수백억대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 “(사법부의 판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라며 야권 잠룡들과 상충되는 발언도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정운찬, 출판기념회로 출정식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저서 ‘우리가 가야 할 나라, 동반성장이 답이다’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사실상 대선 출정식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 정 전 총리는 일반 직장인에게 안식월을 주는 ‘국민 휴식제’를 포함한 ‘동반성장 5대 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정 전 총리는 현재 소속 정당이 없지만 국민의당에 입당해 경선을 치를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행사장에 박지원 대표와 천정배·정동영 의원 등 국민의당 인사들이 참석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공식 출마 선언 속속

한편, 설 민심을 의식한 대선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19일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22일 안 지사, 23일 이재명 성남시장, 25일 남경필 경기지사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의 출마 선언이 예정돼 있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민주당 의원도 설 명절 전에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최 일·강정의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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