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근규 제천시장이‘시정 공감 토론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

이근규 제천시장이 야심차게 준비했던‘시정 공감 토론회’가 알맹이 하나 없는 ‘속빈강정’으로 막을 내렸다는 지적이다.

특히 토론회가 시민대표기구인 시의원들이 대부분 빠진 상황에서 열려 ‘보여주기 식’ 이벤트에 치우쳤다는 것.

시는 지난 20일 제천농협 대회의실에서‘시정 공감 토론회’를 열었다.

시민들이 공감하는 제천의 미래 발전상을 도출하기 위해서다.

◆ 핵심현안, 원론적인 입장 되풀이

참석자들은 이날 지역 최대현안으로 구(舊) 동명초등학교 부지 활용방안, 의림지 이벤트 홀 활용방안, 왕암동 폐기물 매립장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일부주민들은 이번 토론회를 시큰둥하게 여기고 있다.

토론회가 근본 취지를 벗어나 마치 이근규 제천시장을 홍보하기 위해 계획된 프로그램처럼 비쳐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핵심현안에 대해서도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해 한 발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

이 시장은 이날 “그동안 국·도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제2산업단지 또한 100% 분양을 했다. 이는 주민들이 도움을 줘 가능했다”며 자신 및 주민들을 치켜세웠다.

그는 또 “민선6기는 부정부패도 그 어떠한 하도급 비리, 이권이나 청탁도 없을 것을 시민들과 약속했다”며 “전국 시·군 단체장 중에서 이권에 개입, 뇌물수수 등에 연루돼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중도에 하차한 단체장들도 많다”며 자신이 깨끗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주민들에게 어필했다.

참석자들도 대부분 이 시장을 옹호하며 추켜세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한마디로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토론회가 자화자찬으로 일색된 셈이다.

듣다 못한 한 시민은 “오늘 이 자리가 골목길 놓아 달라는 자리가 아니다. 어떻게 단 한 명도 이 시장에게 칭찬만 하지, 쓴 소리를 하는 사람이 없냐. 시민 시장인 만큼 쓴 소리도 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사전에 준비되지 못한 질문이 나와서인지 이근규 제천시장을 비롯한 담당공무원들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 특정인들에 토론회 참석 문자통보

심지어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되자 한 공무원은 곧바로 자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주민 김 모 씨는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이날의 행사 개최 취지는 그냥 겉치레 말장난이었고, 사실상 자신의 홍보를 위한 꼼수 토론회가 아니었나 싶다”고 쓴 소리 했다.

그는 이어 “이 시장이 국도비 확보에 최선을 다했다는데 과연 얼마나 확보했는지 궁금하다. 또 2산업단지 분양도 민선 5기 때 대부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마치 본인이 다 한 것처럼 비쳐진 것 같다”고 했다.

불만의 목소리는 행사 전반에 대해서도 쏟아졌다.

토론회 참석자는 누가 선정했고, 시의회 의장 등이 배제된 이유는 무엇인지, 또 주제나 발제자, 토론자도 없이 왜 민원만 청취했는지 등의 의구심이 난발했다.

심지어 이 토론회를 누가 주최했는지 주민들은 물론 일부공무원들조차도 잘 모른다는 것.

사실 이 행사는 이 시장이 특정인들에게 토론회에 참석해 줄 것을 문자로 보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시가 주관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생뚱맞게 일반시민이 행사를 진행해 참석자들을 당황케 했다.

당시 행사를 진행했던 A 씨는 “시로부터 행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해 진행만 했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며 더 이상의 답변은 회피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이근규 제천시장을 비롯한 시 공무원, 시정소통시민회의 위원, 시민단체 회원, 일반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제천=정봉길 기자 jb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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