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성 전 둔산여고 교장

새해는 밝았어도 세상은 너무 우울하다. 이런 마음을 떨쳐버리려고 남해로 여행을 떠났다. 여수향일암과 금오도 비렁길을 걸어보았다. 마침 등산하는 날이 날씨가 참 좋았다. 남해바다가 호수처럼 푸른빛을 띠면서 눈물이 나도록 아름다웠다. 간간이 동백숲에 한두 송이씩 피기 시작한 동백꽃의 소박한 모습은 여기 오기를 너무 잘했구나하는 기쁨을 갖게 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접하고 있는 세상을 보면 그 아름다움을 마냥 즐길 수는 없었다.

국가의 최고 권력을 가졌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모른다, 아니다. 기억나지 않는다.” 라고 일관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지금 우리나라가 이만큼 유지되고 있는 것이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이렇게도 책임지고 일할 유능한 사람이 없고 끊임없이 남에게 전가하고 빠져나가려고 하는 모습을 국민들 앞에서 적나라하게 보이면서 수치심도 느끼지 못하는저 추악한 모습을 하면서도 인간으로 살고 싶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한마디 더 한다면 부모의 자격 또는 어떤 조상의 후손의 자격은 있는가를 묻고 싶다. 지난해 연말에 국회 청문회는 우리들에게 실제 상황의 희극을 슬프게 연출해주었다. 국민들은 답답하다. 그리고 우리 후손들에게 무엇을 남겨주려고 하는지 부끄럽다.

그런데 이보다 더 슬픈 희극은 이런 위급한 시국에 국가를 위해서 진정으로 노력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자신을 위한 새로운 권력창출에만 몰두하여 개나 걸이나 모두 나서서 매일 같이 인기영합에 해당하는 내용들만 쏟아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말로 가관의 굿판 같은 놀이들을 하고 있다. 이분법적인 사고로 내편 아니면 적으로 생각하면서 끊임없이 상대편 폄하 내지는 상대의 아픈 부분을 후벼 파는 소리들만 장황하게 늘어놓으면서 자신만이 대통합을 추구하는 유일한 정치인임을 말하는 모습을 보면 참 가소롭다.

국민은 그들이 생각하는 만큼 어리석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권력을 주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를 경험했고 그리고 그 시대보다도 국민의 지적성장이 높아졌음을 그들은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인기영합주의로 가면 갈수록 그들은 도태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금 우리경제는 최악으로 가고 있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 모두는 소비 자체를 무서워하고 있다. 그 결과로 소상인들이 모두 문 닫을 위기에 있다. 지금 대통령 탄핵시기에 정부를 강력히 이끌어갈 동력을 잃은 상태이다. 이럴 때, 인기영합주의로 떠들 것이 아니라 함께 모여 정말로 국가를 위해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논의 하고 해결방안을 찾아 행정부에 건의하여 추진하도록 해 모두가 하나 됨을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에 보여 주어야 한다. 그렇게만 한다면 세계의 눈은 또 한 번 경이로운 눈으로 한국을 볼 것이다. 최근에 중국과 일본이 한국에 행하는 행동을 보면 대통령의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증명하고 있다. 이런 위기에는 집안싸움 멈추고 모두가 하나 되어 국가의 격을 높이고국민의 삶을 진정으로 고민하는 정치인들로 돌아가기를 국민은 바란다.

정유(丁酉)는 천간에서 색을 갑(갑)·을(을)은 청(靑), 병(丙)·정(丁)은 적(赤), 무(戊)·기(己)는 황(黃),

경(庚), 신(辛)은 백(白), 임(壬), 계(癸)는 흑(黑)으로 구분하기 때문에 금년이 붉은 닭의 해라고 한다.

닭은 어둠이 물러가고 있음을 가장 먼저 인간에게 알리는 동물이다. 붉음은 정열과 약동하는 힘찬 모습을 의미한다. 지난해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이 많고 국가적으로 어려웠지만 우리 국민은 어려울 때 참고 이겨내는 힘이 강한 국민임이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정치인들도 사심없이 국가를 걱정하는 한 해가 되길 우리는 소망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새벽닭이 힘차게 아침을 알리는 것처럼 새벽 벽두부터 새로운 희망을 갖고 힘차게 도전하는 새해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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