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한파에 김영란법까지…
지난 설 비해 매출 감소 두드러져

명절 대목이 사라졌다. 설 명절을 앞둔 마지막 주말이 지났지만 눈에 띄는 매출 증가는 없었다. 설 특수를 기대했던 상인들의 기대감은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와 함께 차갑게 얼어붙었다.

23일 대전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를 앞둔 마지막 주말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비롯해 전통시장까지 매출 신장은 없었다. 오히려 지난해 설 명절에 비하면 매출은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대형마트는 둘째, 넷째 주 일요일 의무휴업일과 이번 주말이 겹쳐 토요일인 21일만 반짝 신장세를 보였을 뿐, 22일 의무휴업으로 인해 명절 대목을 챙기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와 롯데백화점 대전점 등 지역백화점의 매출은 심각한 수준이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의해 고가의 선물세트에서 사실상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이 바로 백화점이기 때문이다. 소비와 선물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이번 설 연휴까지 이어지면서 설 특수는커녕 명절이 다가올수록 지난해 대비 매출 감소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말 매출로 보면 전년 설 연휴 대비 전체적으로 5% 이상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며 “지난주까지만 해도 매출신장을 조금 기대했지만 명절이 다가올수록 그 폭이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는 의무휴업으로 인해 울상이 됐다. 지난 주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대형마트 휴업일’이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오를 정도로 대형마트를 찾으려는 소비자가 많았지만 일요일 휴무로 인해 설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그나마 21일 휴무일을 의식한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로 대거 몰리기도 했지만 지난해만큼 매출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전통시장은 갑자기 추워진 한파에 더욱 명절 분위기를 내기 어려웠다. 김영란법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정육점이나 과일가게에서 5만 원 이하로 맞춰 최대한 실속 있게 선물세트를 내놓아도 꼭 필요한 물품만 사려고 하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대전시상인연합회 구범림 회장은 “주말에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명절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았다. 날이 풀리는 오늘부터라도 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가뜩이나 경기도 안 좋은데 김영란법이나 최순실 사태 등으로 인해 경기가 더 움츠러든 걸 상인들은 피부로 느낀다.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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