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현 대전시의회 청년발전특별위원장

정유년 새해, 권선택 대전시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제1의 정책을 청년에게 맞추겠다고 밝혔고, 지난 23일 연두 기자회견에서 청년 관련 정책을 상당수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론 ▲‘일자리’ 지원을 위한 청년취업패스 등 3개 사업 ▲‘설자리’ 지원을 위한 청년둥지 조성(1인 청년가구 주거시설 마련), 청년의 전당 건립 등 5개 사업 ▲‘놀자리’ 지원을 위한 대청넷(대전청년정책네트워크) 등 4개 사업 등 총 12개 사업에 270여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재원은 전년도 예산 집행 잔액인 ‘순세계잉여금’ 등으로 3월에 있을 1차 추경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년여 동안 지속적으로 청년에 대한 투자를 외쳐왔고, 또 이 투자를 견인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한 후 연말에 시의회 청년발전특위 위원장을 맡은 필자로선 매우 환영하는 바이다. 지난 24일 제2차 청년발전특위에서는 시의 이러한 계획을 확인하면서 구체적인 사업에 대해 청년들의 의견을 반영해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전체 인구의 30.2%, 약 45만 명이 넘는 청년인구를 보유해 전국에서 세 번째로 젊은 도시인 대전으로선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역 청년들에겐 매우 고무적인 소식일 것이다. 이러한 청년정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청년을 청년정책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 사실 이번에 발표한 정책들은 급조된 듯한 모양새다. 당초 지난해 2017년도 본예산 심의에서 신규 사업 투자액은 5억 3000여만 원에 불과했지만 불과 1~2개월 만에 265억여 원 규모의 정책이 추가됐고, 담당 공무원들도 교체됐다.

지난해 9월 30일 본회의에서 통과된 청년기본조례에 청년들의 의견 수렴 창구로 청년네트워크와 청년정책위원회 구성이 명시됐지만, 올해 들어서야 대청넷 참여 청년을 공모했고, 조례 제정되고 5개월이나 경과한 2월 말에서야 출범할 예정이다. 이렇다 보니 이번에 발표한 정책들에는 청년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 정책을 구체화화는 과정에 반드시 청년들의 의견을 반영해 ‘시가 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받고 싶은 것’으로 만들어, 청년이 시혜의 대상이 아니라 시민의 일원으로서 주체적으로 세워 나가는 ‘과정’을 중요시했으면 한다.

둘째, 청년을 주체로 세워나가기 위해서 거버넌스 구축에도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대전시 청년기본조례에 따르면 20명 이내의 청년정책위원회와 50명 이내의 청년네트위크를 구성, 청년의 의견을 반영해 정책을 수립하도록 했다. 청년정책위는 당연직 위원장인 대전시장과 별도로 선출직 위원장 등 공동위원장제를 하도록 했고, 위원의 4분의 1 이상을 청년으로 위촉할 것을 권고했다. 이러한 조례의 취지에 따라 청년위원의 참여를 확대하고, 선출직 위원장을 청년으로 세우는 방안과 청년네트워크의 대표를 서울시와 같이 청년 분야 명예시장으로 임명하는 등 청년을 시정의 한 주체로 세우는 것을 검토했으면 한다.

셋째, 기존 사업에 대한 꾸준한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 청년에 대한 정책이 부족한 현실에 새로운 정책 마련은 매우 중요하고 확대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기존에 시행하는 사업에 참여한 청년들을 방치해 이들이 실패한다면, 새로운 청년들의 참여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므로 기존 사업 참여자들에게도 꾸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넷째, 기존 자생 청년조직에 대한 지원도 함께해야 한다. 청년사업은 관 주도의 사업이 있고, 자생적인 사업이 있다. 예산 등 여러 정책 수단을 가진 지자체가 주도하는 사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수년간 자생적으로 노력해 온 청년조직들이 지자체 지원을 통해 자립 기반을 확충해 나간다면 오히려 적은 비용으로 기반을 조성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 자생 청년조직들에게도 행·재정적인 지원을 통해 그들의 경험과 오랜 노력이 사장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내·외적으로 혼란한 가운데서도 새해, 대전시가 들려준 희망적인 소식에 지역 청년들이 신발끈을 매고 뛰고 싶은 용기를 가지기를 바라면서, 시의회에서도 지속적으로 함께할 것을 약속하며 신년 건배사를 외치고 싶다. “청년의 도시, 대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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