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설 선물세트 매출 줄고…김영란법·선물 풍토변화 영향

경기 한파에 백화점 설 선물세트 매출이 5% 이상 하락했지만 상품권 매출은 오히려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는 설 선물의 풍토변화와 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의 영향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은 올해 설 선물세트 매출이 5% 정도 줄었다. 김영란법으로 인해 와인, 가공식품 등으로 5만 원대의 상품을 구성해 이 분야에서 매출이 5~9% 이상 늘었지만 반대급부로 정육, 수산, 청과코너에서 매출이 10% 이상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상품권 매출은 20% 이상 신장했다. 5만 원대부터 10만 원대가 15% 이상 신장하는 등 권종도 다양하게 판매됐다.

롯데백화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설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대비 하락세를 보였지만 상품권 매출은 13.3%(전국 평균) 정도 늘었다. 김영란법이 발효된 후, 첫 명절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품권 매출 신장률은 김영란법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상품권 매출은 지속적으로 늘었고 효율적인 것을 선물하려는 설 선물 풍토변화도 상품권 판매 신장에 무시하지 못하는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발송인과 수령인이 드러나는 선물세트보다는 드러내지 않고 고마운 마음 만큼의 선물을 하려는 고객들이 상품권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효율적인 것을 선호하는 최근 명절 선물 풍토의 변화도 주요인 중 하나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여러 가지 예측들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선물세트를 고르기 애매한 점이 있어 상품권으로 선물하는 경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며 “권종별로도 5만 원대부터 10만 원대 이상까지 골고루 매출이 신장했기 때문에 김영란법의 영향도 분명있겠지만 선물 풍토가 변하고 있는 것이 더 큰 요인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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