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찾아 거리로 나선 연인들

▲ 지난 3일 대전시청을 찾은 연인들이 포켓몬고를 하고 있다.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의 열풍 속 여러 부작용이 노출되는 가운데 젊은 층 사이에서 ‘포켓데이트(Poketdate)’라는 신풍속도가 연출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국내에 ‘포켓몬고’가 출시되면서 그동안 영화관이나 커피숍 위주로 데이트를 즐기던 많은 커플이 포켓몬을 찾아 거리로 나서면서다.
[관련 기사 - 포켓몬고(GO) 흥행에 주변 상인들도 ‘함박웃음’]

지난 3일 대전 오월드엔 오전부터 커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오월드를 찾은 커플들은 한 손엔 팔짱, 다른 한 손엔 휴대전화를 들고 포켓몬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동갑내기 여자친구와 함께 온 문 모(21·서구 도마동) 씨는 “평소에는 특별한 기념일을 제외하곤 영화관이나 카페 위주로 데이트를 했지만 포켓몬고를 하면서 산책도 하고 같이 게임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흡족해했다.

포켓데이트가 유행하면서 포켓몬이 인연을 맺어준다는 이색적인 이야기도 들려왔다. 오월드 동물원에서 근무 중인 윤 모(26) 씨는 “제 주변 커플들도 요즘 포켓데이트를 즐긴다”며 “얼마 전 서울 홍대에서 포켓몬을 잡다가 일면식도 없는 사람끼리 연인으로 발전했다는 얘기를 친구에게 전해 들었다”며 “포켓몬고의 인기가 새삼 실감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등 해외 일부 국가에선 포켓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이 출시돼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성과 사귀는 데 이만한 것이 없다”는 해외 네티즌의 리뷰가 이어지면서 국내에서도 출시 여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엔 아직 정확한 출시 여부가 알려지지 않아 온라인 카페를 중심으로 직접 만남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는 양상이다.

포켓데이트가 젊은 층에서만 유행하는 것도 아니다. 유림공원에선 벤치에 홀로 앉아 게임에 열중하던 한 남성이 눈에 띄었다. 올해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는 석 모 씨였다. 석 씨는 “게임을 하면서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대리만족을 경험하기도 하고, 노력만 하면 추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 재미있다”며 “여자 친구가 게임이라면 잔소리를 많이 하곤 했는데, 포켓몬고가 아무래도 야외 활동을 가능하게 하니까 이 게임을 시작한 후엔 큰 잔소리를 하지 않아 앞으론 여자친구와도 함께 게임을 해보려 한다”고 했다.

부작용 또한 계속되고 있다. 추모시설인 현충원 묘역에 들어가 게임을 즐기는가 하면 운전 중 갓길 정차로 인해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어 일각에선 때와 장소를 구분하는 게임 에티켓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글·사진=정재인·이준섭 수습기자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