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3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은혜도 모르는 짐승"이라는 노골적 비난을 쏟아 붓는 등 '강철수'로 나서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안철수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문재인 전 대표가 대담집을 통해 2012년 대선 패배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는 표현에 격분한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 국민생활관에서 열린 광주전남언론포럼 초청 토론회에서 "동물도 고마움을 아는데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냐. 짐승만도 못한 짓"이라며 "양보해줘서 고맙다는 말은 인간으로서 기본 도리다. 양보뿐만 아니라 도와줬는데도 고맙다는 말은커녕 나 때문에 졌다고 하는 건 정말 아니다"고 분노를 토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또 "제가 후보를 양보한 이후에 40차례가 넘는 전국 유세와 3차례에 걸친 공동 유세를 했다"며 "저는 같은 당도 아니었고 경선을 치러서 진 것도 아니었고 어떤 조건도 걸지 않았다. 당선 후 무슨 지분을 요구한 적도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최선을 다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007년 이명박·박근혜 예비후보의 경선 당시 박근혜 예비후보가 패했다. 이후 지원유세를 하긴 했지만 공동유세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그와 비교하면 제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알 것이다. 선거 하루 전 강남역 사거리에서 목이 터져라 외쳤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대표는 "2012년 11월 23일 문재인 전 대표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3자대결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캠프의 설명을 들으니 사실이었다"며 "3자대결로 가면 대선에서 100% 진다고 생각했다. 다만 1%라도 이길 확률을 높이는 방법으로 제가 양보할 수밖에 없다고 결심했다"고 당시의 심정을 털어놨다.

아울러 "솔로몬 왕이 두 엄마가 자신의 생모라고 다툴 때 '아이를 반으로 잘라버리자'고 제의했다. 아이를 자르지 말라고 했던 건 생모"라며 "바로 그 심정이었다. 생모의 심정으로 양보했건만 돌아오는 건 비난이다"고 문재인 전 대표를 쏘아붙였다.

문재인 전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의 이러한 발언을 두고 이날 경기 고양시 한국시설안전공단을 방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냥 넘어가자"고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난 주 전북 방문에 이어 오는 15일 전남을 방문하는 것을 두고 안희정 지사의 상승세를 저지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게 아니더라도 호남은 중요하다"며 "호남은 우리 야당의 본산 같은 곳이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중요하고 제가 야권의 대표선수가 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또 우리 당이 모처럼 전국정당이 됐기 때문에 영남에서도 충청에서도 강원, 경기 전국 어디서든 지지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당은 이날 문재인 전 대표가 12일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에 출연해 "우리 당을 떠난 분들조차 제가 비난한 적이 없다"며 "저는 우리 당의 혁신이라는 원칙을 지켰고 그 혁신이라는 원칙 앞에서 타협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말에 불쾌감을 표출했다.

장정숙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를 두고 "혁신을 외치며 떠난 안철수 전 대표와 박지원 대표, 주승용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 의원들을 반혁신 세력으로 매도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아름다운 단일화로 전폭적인 지지를 했다. 이후 새정치를 기치로 내걸며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다"며 "친노 패권사당화에 맞서 싸우며 지도부 혁신을 주문했지만 혁신은 없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권력욕이라는 망상에 빠져있는 문재인 전 대표는 하루빨리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패권사당화의 현실을 직시하고 청산해야 한다"며 "패권사당화에 맞서 혁신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반혁신 세력으로 치부한 안철수 전 대표와 국민의당을 지지한 국민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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