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한 장의 사진이 정가를 강타했다.

여야의 대선 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 안희정 충남지사의 주먹인사다. 50대 기수인 두 대선주자는 ‘행정수도 이전’을 공동 공약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벽을 넘기 위해 ‘세대교체론’에 불을 지피는 신호탄이다.

당시 정치권은 ‘기존 야권에 없던 신선한 정치실험’이라는 기대와 ‘정권 교체 동력을 당내에 집중시켜야 한다’는 우려로 엇갈렸다. 안 지사가 실험대에 올랐다.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파죽지세(破竹之勢)를 보이던 안 지사의 여론조사결과가 또 다시 지역정가를 흔들었다.

지역의 한 일간지는 14일 조기대선 정국에 충청표심의 향방이 안 지사에게 대거 쏠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신문이 월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일 충청권 성인 1019명(대전 277명, 충남 403명, 충북 298명 세종 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1%p)에서 33.3%가 안 지사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3%,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13.5%,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4.7%, 이재명 성남시장 4.2%,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1.7%,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각 1.0%, 심상정 정의당 대표 0.7% 순이었다. 야권 후보만을 놓고 비교한 조사에서도 안 지사 쏠림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야권의 대선후보들 중에서 차기 대통령 감으로 누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십니까’란 질문에서는 안 지사가 41.7%를 얻어 25.0%에 그친 문 전 대표를 압도했다. 이어 안 전 대표 6.2%, 이 시장 5.1%, 손 의장 6.2%, 심 대표 0.7% 순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발표한 한국갤럽 조사에서 안 지사의 지지율은 약 두 배 오른 19%를 기록해 문재인 전 대표와 처음으로 10% 격차 안에 들어왔다.

문 전 대표의 일방적인 구도로 굳어질 것만 같았던 이번 대선이 요동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양자 구도로 치달아 접전할 것으로 정가는 분석하고 있다.

안 지사의 파죽지세로 돌입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를 꼽자면 ‘문 전 대표와의 차별’이다. 이 세대가 갈망하는 ‘시대정신’을 직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성정치인들이 간과하고 있는 정신을 바로 본 것으로 보인다.

실예가 새해벽두부터 ‘지방분권’,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론’을 공약으로 쏘아 올렸다. 그 시작으로 국회, 청와대, 대법원, 대검찰청을 세종시로 이전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를 벗어나 서울 광화문 정부 청사에서 집무를 보겠다”는 문 전 대표와 와는 ‘한 옥타브’ 거리를 두고 있다.

안-남의 공동공약 주먹인사 당시 정가는 안 지사가 차차기를 노린 대선 레이스로 점쳤다. 그러나 당내 경선지지율 2위를 다지고 있다. 최근 충청권을 기반으로 호남권, 수도권까지 폭발적인 지지세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은 “역전도 가능하다”는 대세론을 지피고 있다.

안 지사의 ‘여야 협치’를 위해 통합의 리더십. 대연정 제안이 일부 비판이 일지만 가치 있는 대안이다. ‘배제’의 정치가 아닌 ‘통합’의 정치를 표방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사드 배치를 “국가 간 약속이기에 지켜져야 한다”는 소신은 보수층을 포용하는 선택임을 볼 수 있다. 진보와 보수를 끌어안고 ‘충청권 대망론’을 지피는 안 지사의 파죽지세, 안희정은 실험대를 뛰어넘었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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