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호 내포취재본부장
지난해 1월 세계경제포럼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밥은 제46차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라는 화두를 국제사회에 던졌다. 화두에 직면한 세계 각국은 영향력 등을 분석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방안 모색에 골몰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둔감했던 우리나라도 지난해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을 지켜보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눈을 떴다. 인간의 손으로 만든 기계가 입신의 경지에 도달한 바둑 고수 이세돌을 4대 1로 격파하는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알파고 쇼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변하는 일대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로봇, 생명과학을 주축으로 한다. 물리적인 세계와 가상공간인 사이버 세계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집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완전자동체제로 생산 활동이 이루어지는 새로운 산업시대다. 영화에서나 봄직한 로봇들의 세상이 현실화되고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해 도로를 달리는 상상속의 세계가 다가오고 있다. 기술융합에 의한 4차 산업혁명은 생산성 제고 등을 통해 인간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반면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면서 일자리가 대거 줄어드는 등 혼돈의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우려감도 팽배하다. 다보스 포럼 보고서는 향후 5년간 7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개가 새로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고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2030년까지 전 세계 20억 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예견한 것만 보아도 4차 산업혁명의 파괴력을 짐작게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사회의 변화뿐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의 획기적인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미래 사회를 대비하지 못한 사람은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낙오자의 길을 걸게 된다. 새로운 시대를 대비한 미래형 인재만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부여받고 자신의 삶의 질을 높여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중심축인 교육이 요구받는 변화의 강도는 더욱 세다. 교육계에 닥친 변혁의 요구는 ‘충남형 참학력’을 주목하게 하고 있다. 입시에 얽매인 성적 중심에서 벗어나 습득한 지식을 새로운 지식으로 탈바꿈시켜 실생활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충남형 참학력이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삶에서의 실천을 일치시켜 스스로 진로를 찾고 민주시민으로서의 필요한 능력을 갖추는 배움이다.
충남형 참학력의 핵심은 수업의 변화이다. 교실 안에서 교과서 중심으로 이루어진 주입식, 암기식 교육으로는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적인 인재를 길러낼 수 없다. 단순한 지식 축적만을 추구해 온 기존의 수업방식을 버리고 사고력과 창의력을 길러 줄 수 있는 체험 위주의 자기주도적 수업으로 과감히 변화시켜 미래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핵심역량을 배양시키는 것이다. 모든 학교는 교사학습공동체를 결성해 서로의 수업을 비교 평가하면서 창의력과 사고력을 갖출 수 있는 배움 중심의 새로운 수업을 구축해 가고 있다. 수업의 변화는 단순한 지식의 암기보다는 질문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의 생각을 만들게 하고 습득된 지식을 활용해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학습능력을 키워주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미래형 인재를 육성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충남형 참학력’은 4차 산업혁명이란 화두가 던져지기 이전인 2014년부터 충남지역 일선 교육현장에 확산되면서 우리 교육의 패러다임을 시나브로 바꿔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교육은 변혁기를 맞고 있다. 현재와 같은 입시위주의 교육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를 따라 잡을 수가 없다. 교실 안에서의 지식을 맹목적으로 외우고 4개의 보기 중에서 하나의 답을 찾는 죽은 교육은 효용성을 상실한지 오래다. 이제는 ‘초지능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길러내는 살아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충남형 참학력’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