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김무성·정의화와 회동에
안희정 중심 제3지대 형성설 부상
중도·보수표심 껴안기 탄력받을듯

 

19대 대선이 정권교체를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주자 간의 각축전 양상을 띠면서 전통적인 진보 성향 지지층 외에 중도·보수층을 잡기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클릭’으로 상당한 재미(?)를 보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돌풍에 놀란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좌편향의 강경 이미지를 벗기 위해 궤도 수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비박(비박근혜), 비문(비문재인)을 포위할 ‘제3지대’가 안 지사를 중심으로 형성될 것이란 설도 나돌고 있어 주목된다. 제3지대가 구체적인 형태를 띠지 않더라도 민주당 경선(완전국민경선제)에서부터 문 전 대표 견제 기류가 상대적으로 표의 확장성이 있는 안 지사에게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비록 경선은 민주당 지지층의 의사가 우선이지만, 중도·보수로의 확장을 무기로 한 안 지사의 거침없는 진군이 예사롭지 않다.

◆安 중심으로 ‘친문패권주의’ 견제세력 규합?

안 지사와 제3지대 간의 연계와 관련해 관심이 모아지는 인물은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다.

그간 안 지사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온 김 전 대표는 금명간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회동을 갖고 분권형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구축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제3지대론’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되는데, 당초 제3지대론은 충청대망론에 힘입은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를 위한 ‘플랫폼’ 성격을 띠었지만 반 전 총장의 퇴장으로 동력을 상당부분 상실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친문 패권주의’ 견제세력으로 이양되며,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는 안 지사에게로 옮겨가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김 전 대표에 대해 ‘제3지대 형성을 위해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는 전망과 ‘탈당을 접고 안 지사 지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물론 그가 민주당 잔류를 선언하면 제3지대론이 힘을 잃을 수밖에 없지만 그가 안 지사를 중심으로 ‘새판짜기’에 나서 느슨한 형태로나마 제3지대론자를 규합해 문 전 대표에 맞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연정으로 분권형 개헌?

안 지사의 ‘대연정’ 구상이 제3지대의 분권형 개헌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도 이목이 쏠린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자유한국당 등이 ‘대선 전 개헌’의 불씨를 되살리려 하는 와중에 이것이 무산된다 하더라도, 문 전 대표에 비해선 패권주의 색채가 덜하고 유연한 시각을 가진 안 지사가 개헌에 적극 나설 것이란 판단이 안 지사에 대한 우군을 늘릴 수 있다. 안 지사가 집권 후 여소야대 형국에 과감하게 연정을 시도한다면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줄이고, 국무총리에게 상당한 권한을 이양하는 식의 개헌이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대선 후 개헌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지만, 당내 비문 진영을 중심으로 개헌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도 문 전 대표를 추격 중인 안 지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與 “安 전향했나” 이념 성향 때리기

물론 이 같은 ‘친안(친안희정) 시나리오’는 대선 판도가 ‘민주당 중심의 정권교체’로 굳혀졌을 때 가능한 얘기일 수 있다. 다른 정당들이 문재인-안희정 경쟁구도와 전혀 관계없이 독자 노선을 고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수 진영은 당장 중도·보수층 껴안기에 적극적인 안 지사에 대한 견제의 일환으로 그의 이념 성향을 문제삼고 나섰다.

한국당 정용기 대변인은 21일 구두 논평을 통해 “대학 시절 극좌운동을 한 안 지사는 이념 전향을 했다는 어떤 발표도 하지 않았다. 안 지사는 이번 기회에 이념적으로 전향한 것인지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라고 촉구했고, 바른정당 이기재 대변인도 “안 지사는 친노세력의 핵심으로 최근 행보는 무주공산의 보수층을 겨냥한 전략적 행보다. 그의 ‘보수 코스프레’에 속지 말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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