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전통시장을 활용한 청년창업육성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시 지원으로 전통시장 내에 청년들이 창업한 음식점들이 손님이 없어 한마디로 파리를 날리고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답답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금강일보 기자가 지난해 4월과 6월 문을 열고 각각 영업을 시작한 유천시장 청춘 3거리와 태평시장 태평 청년 맛it길을 취재해본 결과 북적거려야 할 시장은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청춘 3거리 안내표시가 시장 곳곳에 붙어 있었지만 불이 꺼진 점포가 많았고 손님이 있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정은 두 곳 모두 마찬가지였다. 상인들은 “처음 시작했을 때 몇 개월 동안 반짝 손님이 있었을 뿐이고 점차 손님이 줄어들어 이제는 절반이 넘는 점포가 휴업에 들어갔다”면서 “시의 지원이 끝나면 곧 폐업 수순에 들어가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전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전통시장 청년창업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전 유천시장과 태평시장의 청년창업사업은 시작할 때는 전국적인 관심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시가 5억 원의 예산을 들여 버려진 빈 점포를 리모델링한 뒤 임대료를 지원해 청년들의 창업을 돕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이 사업은 중소기업청의 청년창업 평가에서도 전국 2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1년도 채 안 돼 파리를 날리는 점포가 대부분이고 폐업 수순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없다. 무엇 때문에 이 같은 참담한 결과를 낳았는지 지금부터라도 냉철하게 분석하고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혹시라도 시가 청년실업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등장하자 전시행정을 의식해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이런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전통시장 청년창업은 비단 대전만의 문제가 아니다.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고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함께 꾀하자는 취지로 전국 각 지자체마다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지원금에 의존해 창업하는 경우가 많아 실패율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대전시는 올해 15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중앙메가프라자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시 관계자는 “중앙메가프라자의 경우 많은 시민들이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만큼 새로운 업종 개발과 컨설팅 등 청년상인들에게 필요한 것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물론 시의 계획대로 이 사업이 성공을 거두면 좋겠지만 전시와 실적에만 눈이 어두워 또 다시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보다 철저한 사전 시장조사와 업종 선택, 그리고 사후 관리 대책 등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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