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에 숨긴 영혼, 암울하거나 절박하거나

31년간의 기다림 끝에 뮤지컬 ‘팬텀’이 역사적인 한국 초연을 시작한다. 대전예술의전당은 내달 4~5일 아트홀에서 뮤지컬 ‘팬텀’을 무대에 올린다.

뮤지컬 ‘팬텀’은 토니어워즈 수상에 빛나는 극작가 아서 코핏(Arthur Lee Kopit)과 작곡가 모리 예스톤(Maury Yeston)의 작품으로 세계적인 추리 소설가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의 대표작인 ‘오페라의 유령(Le Fantôme de l'Opéra)’(1910)을 원작으로 한다.

 

뮤지컬 ‘팬텀’은 그동안 여타 작품에서 조명받지 못했던 팬텀의 비밀스러운 유년기 시절을 깊이 있게 다루고 흥미로운 캐릭터와 장면을 추가해 개연성 있는 탄탄한 스토리를 완성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제라드 카리에르와 벨라도바의 사랑을 정통 클래식 발레로 표현한 장면은 뮤지컬 ‘팬텀’의 백미가 될 것이다. 서정적이면서 장엄한 오케스트라 음악에 한국 프로덕션만을 위해 모리 예스톤이 작곡한 새로운 곡들을 추가하고 일렉트로닉 음악의 요소를 더한 편곡을 통해 ‘팬텀’의 캐릭터를 돋보이게 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프리마 발레리나가 선보이는 고혹적인 전통 발레, 파리의 오페라 극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화려한 무대는 관객에게 뜨거운 정서적 울림을 안겨 줄 것이다.

 

뮤지컬 ‘팬텀’에는 뮤지컬 ‘엘리자벳’, ‘레베카’, ‘마리 앙투아네트’를 연달아 흥행시킨 최정상의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이 작품을 총지휘하며 ‘지킬 앤 하이드’, ‘원더랜드’, ‘리틀 우먼’, ‘스칼렛 핌퍼넬’ 등의 작품에서 빼어난 음악적 완성도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온 킴 샤른베르크가 편곡을 맡는다. 또한 한국 창작 뮤지컬의 주옥같은 음악을 탄생시킨 음악감독 장소영, ‘레베카’의 안무가 제이미 맥다니엘, 디즈니 온 아이스 프로덕션 ‘겨울 왕국’의 의상 디자이너 그레고리 포플릭 등이 참여해 더욱 기대를 높이고 있다.

엄홍현 프로듀서는 “뮤지컬 팬텀의 주인공 팬텀은 공연 내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절대적인 존재감과 목소리만으로 감정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섬세한 연기와 최상의 가창력은 물론이고 음악에 드라마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며 캐스팅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국내 최고의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박효신이 뮤지컬 ‘팬텀’의 팬텀 역을 선택했다. 대전공연의 ‘팬텀’ 역에는 박효신 외에 박은태, 전동석 배우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팬텀과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을 키워가며 그에게 애틋한 감정을 갖는 아름답고 순수한 여인 크리스틴 다에 역에는 김소현과 이지혜, 김순영이 번갈아 연기한다. 특히 청중의 감성을 울리는 짙은 호소력과 동시에 서정적인 음색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소프라노 김순영은 현재 대학에서 성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최근 유럽과 국내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떠오르는 차세대 소프라노이다. 이외에도 오페라 극장의 새로운 극장장이 된 남편의 권력으로 디바 자리를 차지하지만 크리스틴 다에의 등장으로 자리를 위협받는 마담 카를로타 역에는 신영숙이 캐스팅 됐다.

또한 파리 오페라 극장의 이전 극장장으로서 극단 사람들 사이에서 선망받는 인물이자 팬텀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 제라드 카리에르 역에 박철호, 이희정이 출연한다.

뮤지컬 ‘팬텀’의 한국 프로덕션만을 위해 원작자 모리 예스톤이 작곡한 총 네 곡의 새로운 넘버가 추가 될 예정이다. 이 중 두 곡은 팬텀의 풍성한 하이 바리톤 음색과 캐릭터가 돋보이는 드라마틱한 곡이며 나머지 두 곡은 소프라노의 고난도 기교를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크리스틴 다에의 곡이 될 예정이다. 뮤지컬 ‘팬텀’은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큰 격동기였던 19세기 말을 배경으로 낭만적이면서 현대적인 당시의 프랑스 파리를 조화롭게 표현하고 있다. 실제 파리 오페라 하우스의 환상적인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3층 구조의 웅장한 무대 세트에서 캐릭터들은 각 층을 오가며 미스터리한 사건을 긴박감 있게 그려내며 특수 효과와 첨단 무대 기술을 동원해 환상과 현실이 혼재하는 꿈결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특히 오페라 하우스의 거대한 샹들리에는 400여 개의 전구로 장식돼 있었다는 원작 대본의 내용을 그대로 반영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고 고급스럽게 제작 할 예정이다. 또한 파리의 낭만적인 밤거리와 아르누보 양식으로 지어진 레스토랑과 찻집 등 예술적인 정취로 가득했던 19세기 파리 거리가 무대 위에 그대로 재현될 것이다.

대전예당 관계자는 “기존 뮤지컬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장면들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안길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42-270-8333, R석 14만 원, S석 12만 원, A석 9만 원, B석 7만 원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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