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전세가 하락세 이어져…부처 이전 마무리 탓 수요 ↓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또 떨어졌다. 매매가는 이달 들어 계속 하락 중이고 전세가는 지난달 중순부터 떨어지고 있다. 아파트 수요가 더 이상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상승률은 각각 -0.02%, -0.08%를 기록했다. 매매가는 3주 연속, 전세가는 5주 연속 하락했다. 보합까지 포함하면 매매가는 6주 연속, 전세가는 9주 연속 상승을 기록하지 못했다. 특히 전세의 경우 올해 누적 상승률이 -0.22%를 보여 충남(-0.35%), 경북(-0.28%), 대구(-0.24%)에 이어 가격 하락이 컸다.

지난해 분양불패였던 세종에서 아파트 매매가와 거래가가 하락한 이유는 아파트 수요가 더 이상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국민안전처가 마지막으로 2012년 9월부터 시작된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이 완료되면서 이전 기관 공무원 수요도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11·3 부동산대책의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대책은 전매와 1등 재당첨 등을 제한하는 게 골자인데 이미 세종에 분양권, 혹은 아파트 등을 갖고 있는 분양 수요자가 청약시장으로의 진입을 막기 위한 조치다. 최근 세종에서 분양한 아파트 청약을 살펴보면 이주 수요가 줄어든 탓인지 당해지역보단 기타지역에서 청약이 많았단 점이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입주 물량은 앞으로 상당해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하락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내달부터 5월까지 총 9000세대가 넘는 아파트 입주가 쏟아지는데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하락은 더욱 가속화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이미 분양을 마친 물량이 내년과 2019년 순차적으로 쏟아져 나온다면 이제까지 지적된 과잉공급으로 인한 매매가와 전세가 하락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힘들다.

하지만 세종으로의 인구유입이 지속되고 있고 이에 따른 기반시설 확충과 도시성장, 서울~세종 고속국도 건설 사업 등은 반전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세종의 매매가와 전세가는 신규 입주물량이 집중되면서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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