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 32억여 원 들여 시청 앞 등 8곳 설치

▲ 공주시 옥룡동 버드나무길 회전교차로 설치 후 출퇴근 시간 병목현상 심화는 물론 교통사고 우려가 더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돼 충분한 도로여건 등을 감안해 설계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건용 기자

공주시의 무분별한 회전교차로 도입이 외려 교통혼잡과 사고를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주지역 주요 교차로에 회전교차로가 잇따라 설치되면서 교통사고 감소 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위치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공주시에 따르면 2011년 5억 8300만 원을 들여 금성동 공산성 앞 삼거리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모두 31억 6300만 원을 투입해 시청 앞과 문예회관 앞, 소학 삼거리, 금학 사거리 등 8곳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했다.

또 올해 유구읍 백교리 만년교 앞 교차로와 신관동 법원 앞 교차로 등 2곳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할 계획으로, 6억 원에서 10억 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 일부 교차로, 병목현상 더 심각

공주한옥마을 인근 공주문화관광지 내에 설치된 회전교차로의 경우는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곳에 설치돼 혈세낭비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회전교차로 설치가 잇따르면서 원활한 교통흐름과 감속으로 인한 차량소음 및 사고 감소, 원형 녹지공간 조성을 통한 경관 개선, 정면충돌 우려 감소에 따른 사상자 감소 등의 여러 효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차로의 경우 병목현상이 더 심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옥룡동 버드나무길 회전교차로의 경우 3차로에서 2차로로 줄어들어 대부분의 차량들이 차선을 무시하고 진입해 사고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또 차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출퇴근 시간대의 경우 병목현상이 심해 수 백 미터 이상 길게 꼬리를 물면서 신호등이 있을 때보다 더 오랜 시간 지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교차로의 회전반경이 너무 좁아 트럭과 버스 등 큰 차량의 경우는 두 개 차로를 물지 않고서는 빠져 나갈 수 없어 대형사고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옥룡동 버드나무길 회전교차로 인근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협소한 공간에 굳이 회전교차로를 설치한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설치 전보다 더 위험해졌고, 교통 체증은 물론 교통사고도 더 빈번해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중동에 사는 이 모(55) 씨는 “교통량이 많은 이곳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한 것은 탁상행정으로 밖에 해석할 길이 없다”면서 “회전 반경 등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분별한 회전교차로 도입은 오히려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 ‘도심 지역에는 적합하지 않다’ 분석도

공주시 관계자는 “회전교차로의 경우 백제고도(古都) 이미지에 부합해 가로경관 개선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기존 교차로 이용과 달라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서로 양보하는 선진교통문화가 정착되면 더 나은 교통 상황이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호 교차로에 비해 대기시간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진입 속도를 낮추게 돼 자연스럽게 교통사고 위험이 적어져 자동차와 보행자 모두에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한편, 회전교차로의 경우 하루 교통량이 1만 2000대 미만의 이면 도로 등 비교적 작은 교차로에 설치해야만 효과가 크고, 교통량이 많은 지역은 회전교차로 도입 시 교통 혼잡이 가중될 우려가 있어 도심 지역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운전자들이 회전 도로에 합류하는 시점이나 규칙에 익숙해져야 하는 등 회전교차로 설치 시 도로여건 등 충분한 검토와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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