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환 前 한전원자력연료 사장

“매일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또 그날 하루를 어떻게 보내면 보람을 느낄 수 있을까.”

어떤 통계에서 보니 종교가 다르더라도 삶에 대한 3가지 가치관에 대해서는 공통적이라 한다. 첫째는 솔직하면서 정직하라는 것이고 둘째는 부모에게 효도하라, 그리고 셋째는 이웃과 함께 하라는 것이다. 천주교에서도 10계명을 포함해 비슷한 내용이 성경구절에 많이 언급되고 있으며 특히 현재의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웃을 돌볼 것을 강조한다.

솔직하고 정직한 것은 평소 행동에 가장 중요한 기준이 돼 친구 사이나 회사에서 신뢰를 받는 기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정직은 가족 간의 대화와 행동에서 몸에 배일 정도로 가정교육의 기본이 돼 왔다. 어떤 부모가 자식을 정직하지 않게 교육하겠는가? 설사 부모가 정직하지 못한 경우도 있겠지만 자식에게는 정직하기를 희망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는지 모르겠다. 어떻든 정직은 가정교육을 통해 인간 개발이 되고 훌륭한 사회인이 되는 기초가 돼 왔다.

부모께 효도하는 일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실직적인 효도 방법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아쉬움과 여운을 남긴 일들이 많을 것이다. 각박한 세상에 대처하면서 부모님을 모시고 효도를 한다는 게 그리 쉬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자리가 잡힌 뒤에 효도를 해 보리라 생각하다 보면 부모님은 이미 늙어 때를 놓치기 일쑤다. 물질로 효도하는 것이 다는 아닐지라도 그것마저도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을 놓치고 만다.

이웃과 함께 하라는 것은 소외층을 많이 도우라는 뜻일 것이다. 이웃이란 ‘나란히 또는 가까이 있어서 경계가 서로 붙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 의미를 현실에 대입해 보면 동네, 지역사회를 넘어 세계가 온통 이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날, 선배의 한 분이 국제로타리(Rotary International) 조직을 통한 봉사활동을 권해 망설이던 때가 기억난다. 이 조직의 실체를 평소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이웃에 대한 봉사 활동내용을 듣고 기꺼이 가입하게 됐다. 직장인의 봉사단체인 로타리가 과연 어느 정도 봉사의 영역을 갖고 어떤 봉사를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로타리의 역사는 올해 116년을 넘기고 있다. 시카고의 폴 해리스(Paul Harris)라는 변호사와 동료인 3명이 구성한 로타리는 오늘날 전 세계 260만 명을 넘는 거대 조직으로 발전했다. 로타리는 인도적인 봉사에 힘쓰며 모든 가치 있는 도덕적 기준을 지켜나가도록 장려하고 나아가 친선과 평화의 확립에 기여할 것을 지향하는 것을 모토로 한다. 이런 정신 하에 초아의 봉사(Self Above Self)를 구현해 궁극적으로 세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국제 봉사단체다. 입회 당시 적을 둔 연구소의 일이 바빠 시간을 많이 내 봉사활동을 못했지만 봉사기금을 마음속 약속으로 기부해 왔다. 나와 같이 기부한 기금이 투명하게 소외계층의 장학금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불우한 이웃에게 인도주의 봉사사업이 지속가능한 봉사로 약 40여 년간 8억 달러 이상이 집행됐다. 최근 3년간 대전충남 3680지구에서 네팔, 필리핀, 인도, 캄보디아 등 어려운 곳의 인도주의 봉사기금으로 약 180만 달러가 지원됐다.

국내에도 많지만 오늘날 로타리장학금 수혜를 받은 학생은 몇 만 명이 되고 이들이 사회의 일원이 돼 여러 분야,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제로타리 봉사활동으로 1980년대 소아마비 박멸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몇 억 명의 어린이가 절름발이가 돼 평생을 불구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을 것이다. 이제 1%가 남은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해 지금도 로타리안들은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봉사조직에 앞으로도 활동할 수 있고 생애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영광스럽고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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