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수 부여군시설관리공단 본부장

언제부턴가 우리사회는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편을 갈라 상대를 비난하고 헐뜯는 일에 목숨을 걸기 시작했다.

한 세대 전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는 힘들고 어렵긴 해도 따뜻하고 인정이 넘치는 그런대로 괜찮은 세상이었다.

배고픈 시절이었지만 나눔과 사랑이 있어 좋았고 고통 또한 같이 할 수 있어 견딜 수 있었다. 풀뿌리 민주주의로 불리는 지방자치법이 시행되면서 사람들은 패거리로 나뉘어 줄서기가 시작되었고 그때부터 돈과 권력(?)이 통하는 세상이 되어 우리사회는 서서히 병들어가고 공정사회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묻지마 폭행, 보복운전, 토막살인 등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범죄가 판을 치고 목적을 위해서는 절친한 사람과도 믿음과 신뢰를 버리는 등 지독한 세상이 되어 버렸다.

국정농단으로 시국이 어수선해지고 온 나라가 혼란에 빠져있는 지금 일부 지식인들은 진실을 살피지 않은 채 나라꼴이야 어떻게 되든 부추겨대는걸 보면서 오늘날 비극적 상황이 우리 모두의 탓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 가슴이 답답하다.

지난 30여 년간 조금 살만해지려나 싶더니 역대 모든 정권의 이기적인 통치행위와 비리를 지켜보면서 어차피 이 나라는 최순실과 그 일당이 아니더라도 한번은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착하고 순한 국민들이 휘둘리고 격해지기를 반복하면서 깨끗하고 건강하던 이 나라의 기본이 무너진 지금 모든 걸 정상적으로 돌려놓기에는 아마 10년이 지난다 해도 어려울 것 같다.

우린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최소 100년은 살수 있다는 망상 때문에 양보나 배려는 고사하고 패를 나누어 대립하면서 민생보다는 정쟁을 일삼고 나라야 망하든 말든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면서 그 누구로 부터도 나라의 미래에 대한 속 시원한 대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지나고 보면 모든 게 부질없는 짓이란 것을 알면서도 나만 잘 살아 보겠다고 바동바동 거리던 우리의 삶의 이유조차 혼란스럽고 옳고 그름을 도덕적 잣대로 재기 또한 어려운 세상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는가. 그리고 어떻게 살고 있는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고민하면서 우리에게 닥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국민 모두의 몫이라고 생각하지만 서로의 이해관계 속에 감춰진 비열한 속내들을 알면서도 모든 다툼을 끝낼 신의 한수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지만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이제 우리는 혼란스런 국가적 위기 상황을 지켜보며 어떤 것이 진실인지 조차 구분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연일 계속되는 국민적 대립과 갈등 속에 나라의 미래를 위한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위기상황에서 판을 깰 것인가. 물러설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나 그 어떤 선택을 하던 그리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맹자의 말대로 “하늘이 장차 큰일을 맡기기 위해 마음을 괴롭히고 몸을 고단하게 하며 행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한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오늘의 혼란과 국민이 입은 마음에 상처가 나라의 더 큰 미래를 위한 시작으로 봐야만 하는 것인가.

헌재에서 박대통령에 대한 탄핵결정이 나왔다

따라서 정치권을 포함하여 우리 국민 모두는 그 결과에 대해 엄중히 승복해야하며 어떠한 이유로도 토를 달거나 매도해서도 안 될 것이다.

여·야 정치권 또한 국민을 핑계로 정치적 대립과 선동을 중단해야할 것이며 오직 국익과 민생을 걱정하고 법을 존중하며 사회적 통합과 상생을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부여군시설관리공단 본부장 이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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