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용 대전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삶을 살아가면서 인내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깨닫는 경우가 있다. 요즘 인내라는 이 말이 더욱더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사회적 환경으로 인한 탓도 있지만 인내하지 못하는 개인적인 욕심의 이유가 더 크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는 격언이 있다. 현인이 말하길 천자가 참으면 나라에 해가 없고 벼슬아치가 참으면 그 지위가 올라가고 부부가 참으면 일생을 해로할 수 있으며 형제가 참으면 집안이 평온하고 자신이 참으면 재앙이 없다고 했다.

지난해 알파고라는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이 선풍적인 인기와 바둑의 변화를 가져왔다. 보통 바둑은 인내의 경기라고 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AI라 해도 바둑은 넘볼 수 없는 종목이라 치부했지만 알파고는 결국 우리를 넘어섰다. 필자는 바둑은 잘 모르지만 유명기사들의 하는 말 중에 공통점은 대국을 하면서 몇 번의 좋은 기회가 있지만 섣불리 수를 두지 않고 절대적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길 국면이 될 때까지 참으면서 마지막 한 수를 둔다는 것이다. 이 기다리고 참음의 한 수야말로 대국의 절대적인 것으로 가볍게 이기려고 하거나 참지 않고 대국을 쉽게 포기하는 것은 곧 패배라고들 말한다.

가장 큰 인내의 싸움은 인생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자기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폭언과 폭행, 음해 등 각 종 피해를 입힘으로 결국 자기 자신에게 형사처벌 등 재앙이 돌아오는 것을 뉴스나 주위에서 많이 본다. 필자도 참지 못하고 폭발해 후회한 적이 있다. 한 번만 참으면 되는데 그것을 참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큰 소리를 쳐 그 상대방이 나를 떠났다. 몇 년간 어려운 시기를 같이 보낸 지인을 한순간에 잃어버렸으며 그 사람이 지금도 나에게 서운한 감정이 있음을 알 때에는 뭐라 할 말이 없다. 당시 내가 올바르고 상대방이 잘못했다 치더라도 내가 한 번 참고 나중에 상호 이야기를 했더라면 지금 그 사람은 나의 크나큰 인적 자산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남이 아닌 적이 돼 대립하고 있다.

지난해 말 취업에 실패한 취업준비생과 한 말이 기억난다. 지난해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너무 더워서 바람 좀 쐬려고 해외여행을 다녀왔는데 리듬이 깨져서 한동안 힘들었다고. 지금 와 돌이켜보면 그 시기가 오늘의 실패가 됐다는 말에 필자도 동의했다. 연간 수십만 명의 취업준비생 중 더운 여름날 참고 참으며 그 시기를 넘어간 자들은 분명 성공의 열매를 맺었을 것이라고.

괴테는 구상에서 완성에 이르기까지 60여 년이나 걸쳐 세계적인 명작 파우스트를 완성했다. 그는 사망하기 바로 전 해에 이 작품을 끝냈다. 괴테의 이 작품은 지금도 세계의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작품의 완성도보다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평생을 투자하고 노력한 괴테의 인내에 대해 다시금 존경을 표할 수밖에 없다. 범인은 감히 상상하기도 못했을 것이다. 그가 이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필자는 생각한다. 괴테도 이 작품을 쓰면서 수없이 많은 포기의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인생을 담은 작품을 완성함으로써 오늘날 대작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라고.

인생을 살면서 성공하기 위해선 인내는 필수불가결한 자산이다. 성공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것은 아니다. 성공에는 쉬운 지름길이 없다. 성공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꾸준한 인내와 노력하는 마음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인생 전반을 보면서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 포기하고 부족한 것을 한 번에 만회하려고 편법이나 불법의 행동을 한다면 반드시 나쁜 결과가 초래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난관은 수없이 많다. 그러나 그 난관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단순한 실타래를 풀 듯 푼다면 우리 인생에 실패의 낙오자는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 복잡한 실타래를 풀기 위해 끊임없는 끈기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 모두가 다 해내는 것이 인내는 아니다. 정작 참을 수 없게 힘든 상황을 참는 것이 바로 인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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