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대<정치부>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력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진퇴양난이다. 오는 5월 9일 19대 대통령 선거에 안 지사가 자당 후보로 출전하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본선 경쟁력이 우수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문재인 전 대표다. 현재 객관적인 상황에서는 문 전 대표를 넘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하나의 산만 넘으면 대권을 잡는데 말이다.

16일 한 방송사와 신문사 공동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에서 문 전 대표를 후보로 다자대결을 가정했을 경우 46.8%를 얻어 2위인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31.8%)보다 15%포인트 앞섰다. 민주당에서 안 지사를 후보를 내세울 경우에도 50.5%를 득표해 2위 안 전 대표(28.3%)에 22.2%포인트나 여유롭게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당이 될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안 지사가 대선 후보가 돼야 집권당으로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그러나 당내 경선은 이와 반대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당내 경선이 완전국민경선제로 치러진다고는 하지만 조직력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8대 대선 출마 경력에 당 대표까지 역임한 문 전 대표는 당내 조직력에서 안 지사보다 월등하다는 게 일반적 중론이다. 물론 안 지사는 당내 경선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문 전 대표를 넘어서 당 대선후보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탈당하기 전 안 지사에게 탈당을 권유했다고 한다. 민주당 대선 후보는 문 전 대표가 될 것이니 안 지사는 자신과 함께 탈당해 제3지대 후보로 출마를 하라고 권유했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의 조직력을 안 지사가 넘을 수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안 지사는 이를 단호히 거절했다. 탈당은 없다고 했다.

안 지사는 당내 경선에서 객관적인 전력상 지고 있는데도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이를 두고 혹자는 “아무리 본선 경쟁력이 높다고 하나 당내 경선을 이기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냐”라며 “안 지사가 차차기를 노리고 있는 게 분명하다”라고 예단했다. 어떤 이는 “안 지사가 당에 남아 있으면 문 전 대표의 ‘킹메이커’밖에 안 된다”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제3지대 대선 후보를 위해 탈당도 여의치 않다. “대권에 눈이 멀어 정체성을 저버린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판을 받을 게 뻔하다. 믿고 따랐던 지지세력에도 배신감을 안겨줄 수 있다.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그러나 어느 한쪽을 버려야 새로운 것을 취할 수 있다. 그 결단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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