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출범 후 월간 최대 물량
과잉공급에 전세가 0.47% 하락

세종시 아파트 전세가가 또 떨어졌다. 불패신화를 이어온 세종 아파트 시장 분위기는 전반적인 향후 부동산 시장 분위기의 예고편이란 의견이 힘이 실리고 있다.

1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세종의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0.47%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가장 큰 변동폭이다. 세종 아파트 전세가는 지난 1월 이후 단 한 번의 상승 없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기준 세종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0.1%를 기록했고 전세가율도 61.4%를 보여 전국 평균인 74.6%을 크게 밑돌았다.

매매가 역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는 첫째 주에 -0.01%, 둘째 주엔 -0.02%, 셋째 주 역시 -0.02%를 기록했다. 넷째 주엔 보합을 기록하며 하락세가 꺾이는 듯했지만 이달 첫째 주 들어 -0.03%를 보이더니 둘째 주엔 -0.02%를 기록, 다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현상은 수요·공급의 불일치에서 비롯됐다. 정확히 말하면 공급 과잉이다. 아파트는 계속 들어서는데 행정기관 이전 완료와 맞물려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입주 물량도 만만찮게 많다는 데 있다. 내달 세종시 출범 이후 월간 최대 물량의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된다. 메이저시티M6, M7, L3블록 2475세대를 비롯해 캐슬파밀리에 M1, L2블록 1944세대, 세종더샵 힐스테이트 667세대 등 6809세대가 입주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내달 입주 예정인 아파트 중 한 아파트의 전세가는 지난해만 해도 2억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1억 2000만 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세종의 아파트 분위기는 전국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37만 세대로 지난해 29만 세대보다 많은 상황인데 세종의 상황이 결국 전국적인 현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15일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합의했고 추후 지속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어 국내 기준금리 인상 역시 올라 주택담보대출금리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 과잉 공급과 금리 인상이 맞물려 아파트 매매·전세가 하락은 상당 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입주를 앞둔 아파트 중 실수요자는 얼마 없는 상황이다. 대개 투자자가 전세를 통해 수익을 내려고 분양을 받은 건데 세입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계속해서 입주물량이 쏟아지고 있어 결국 아파트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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