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지럼증과 함께 소화불량을 겪어 고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들을 바쁜 일상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과로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위 증상들이 지속될 시, 한의학에서 말하는 ‘담적’ 또는 ‘담음’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담적병(痰積病)이란 위장 내에서 발생한 독소들이 위의 점막을 투과해 외벽에 쌓여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이 질환은 위장기능을 저하시켜 소화불량, 복부팽만, 잦은 방귀 및 트림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이 같은 증상이 반복되면 복부에 통증, 구토감, 메스꺼움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독소들이 혈관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나가 어지럼증과 두통을 비롯해 만성피로, 불면증, 우울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덧붙여 여성의 경우 생리통, 생리불순, 조기폐경과 같은 2차 증상의 소인으로 작용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 해운대 박달나무 한의원 이승륜 원장은 “잦은 어지럼증과 메스꺼움, 소화불량이 연초 업무 과다, 회식으로 인한 일시적 증상인 줄 알았으나, 두어 달이 지나도 지속돼 병원을 찾는 회사원들이 존재한다. 또한 이들 중에는 병원에서 내시경, 복부초음파, 혈액검사 등으로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내복약만으로는 호전이 어려워 한의원을 통해 한약 및 침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통과 어지럼증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서도 특별한 원인을 찾기 어렵고 소화장애가 동반된다면 담적병을 의심해볼 수 있으며, 위와 장의 기능 개선을 위한 맞춤형 치료가 제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담적병 치료를 위해서는 위에 쌓인 담을 풀어내고 저하된 위장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이 질환에 대해 거담(祛痰) 및 화담(化痰), 소담(消痰), 척담(滌痰) 작용이 있는 한약치료와 함께 뜸, 온열/침치료 등을 병행해 전신에 퍼진 담적 독소를 제거하고 위장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를 실시하기도 한다.

아울러 담적병은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통해 스스로 발병 여부를 가늠해볼 수도 있다. 이 체크리스트의 항목으로는 ‘명치끝이 답답하고 신물이 잘 올라온다’, ‘속이 잘 쓰리고 체한다’, ‘메스꺼우면 어지러운 경우가 많다’가 있다. 이외에도 ‘조금만 먹어도 가스가 잘 차고 속이 더부룩하다’, ‘대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다’, ‘뒷목이 뻣뻣하다’ 등이 있다. 이 항목들 중 5개 이상에 해당될 경우 담적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는 게 위 의료기관 측 설명이다.

이승륜 원장은 “담적병은 방치하면 만성화돼 다양한 전신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가진단을 통해 질환 발병이 의심된다면, 증상이 더 심해지기 전 한의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이로써 체질과 개인특성에 맞는 치료를 통해 위장의 뭉친 담적을 풀어주고 몸에 쌓인 노폐물과 독소를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