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인생의 시간, 5년

자기 인생의 시간이 얼마 만큼 남았는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단지 알 수 있는 것은 남은 인생의 시간이 점점 줄어가고 있다는 것뿐이다. 그것은 후반기 인생으로 갈수록 더욱 절박하게 느끼게 된다. 신만이 알 수 있는 인생의 남은 시간, 계획 없이 그대로 흐르는 시간에만 맡긴다면 돌이킬 수 없는 후회가 될 것이다. 남은 인생, 후회 없이 살기 위해서는 평생에 꼭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은 하고 죽어야 한다. 누구나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꼭 하고 싶은 일들은 각자마다 다 다르다. 그리고 몇 가지씩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자서전을 쓴다든가, 수필집을 낸다든가, 악기를 배운다든가, 동양철학을 공부한다든가, 여행을 한다든가 등 여러 가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바쁜 일상에서 당장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자꾸 밀려나게 된다. 또한 할 수 있는 시간은 앞으로 얼마든지 남아있다는 착각으로 자꾸만 다음으로 미루게 된다. 그러다 보면 꼭해야 할 일들은 인생사의 한 귀퉁이에 처박혀서 보이지 않게 되어 해야 할 때를 놓치게 된다. 또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인생사라 예기치 않은 병고나 탈로 인하여 이루지 못하게 될 수 있다. 할 수 있는 시간이나 여건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절대적 실천의지 없이는 죽을 때까지 그냥 숙제로 남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꼭 해야 한다는 절대적 실천의지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관건이라 하겠다. 또한 남은 인생의 시간은 유한하며 그 시간은 점점 줄어가고 있다는 시간의 절박감을 가져야 한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는 28살 때, 사형집행직전 황제의 특별사면으로 죽음직전 다시 살아났다. 도스토옙스키는 이때부터 남은 인생의 시간을 최후의 5분으로 설정하고 오로지 글쓰기에 남은 인생을 다 바쳤던 것이다. 도스토옙스키가 세계적 대문호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죽음 직전에 다시 살게 된 그 순간 절감했던 시간의 간절함이었을 것이다. 대체로 우리는 남은 인생의 시간에 대한 절박감을 느끼지 못하고 산다. 그래서 의도적으로라도 자기 자신에게 남은 인생의 시간에 대한 절박감을 가지게 할 필요가 있다.

▲ 남은 인생의 시간, 5년이라고 설정하여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5년 동안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꼭하고 싶은 일을 정하여 계획하고 시작하여봄이 어떨까 한다.

▲ 남은 인생의 시간(5년)에 꼭 해야 할 일은 무엇이어야 할까? 죽기 전에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들 중에 꼭 빼놓지 말고 해야 할 일이 있다. 그 하나는 ‘나 자신을 위한 일이다.’ 지금까지 가족, 자식, 직장, 일, 돈, 출세, 명예 등을 위해 살다 보니 정작 내 인생에 내가 없이 살아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남은 인생의 시간은 내가 내 인생의 참주인 되는 일을 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一命一生의 존귀한 내 인생, 나 자신을 위한 일을 해보지도 못하고 죽는다면 얼마나 후회스러울 것인가. 자서전을 쓴다든가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공부나 일, 취미생활, 여행 등 나 자신만을 위한 일을 계획하여 실천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내 죽은 뒤의 영혼세계를 위한 일’이다. 육체와 함께 사는 이승세계에의 삶에만 급급하다 보니 영혼으로 사는 저승세계 즉 영혼세계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많다. 이승세계의 삶 못지않게 죽어서 가는 영혼세계에 대한 준비는 참으로 중요한 것이다. 죽으면 가는 영혼세계에 가지고 가는 것은 영혼이다. 그러므로 영혼세계에는 자신의 맑은 영혼을 가지고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승세계를 살면서 세심정혼(洗心淨魂)하여 즉 살면서 지은 죄를 깨끗이 닦고 혼탁해진 영혼을 맑게 하여서 깨끗하고 맑은 영혼을 가지고 가도록 하는 것이 영혼세계를 위한 일이다. 그 방법으로는 신앙생활이나 참회와 축원의 기도, 자기수양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 그렇다. 남은 인생의 시간, 긴박감을 가지고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하여서 남은 인생, 후회 없이 살아야 할 것이다. <대전시민대학 인문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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