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금리 인상 악재 속…건설사 84㎡ 미만 공급 늘려

84㎡ 전용면적으로 획일화됐던 아파트 분양 시장에 소형 전용면적 아파트 선호현상이 초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등의 악재에 분양 수요자가 관망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돼 건설사 역시 위험 부담이 적은 소형 전용면적 공급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충청권 분양 물량 역시 84㎡ 미만 전용면적 공급량이 눈에 띈다. 올해 충남 마수걸이 분양에 나섰던 예산실리안은 174세대 중 78%인 136세대를 84㎡ 미만으로 선보였다. 충북에 분양했던 서청주파크자이는 1452세대 중 33%인 485세대가 84㎡ 미만이었다. 최근 분양한 복수센트럴자이 역시 51%를 84㎡ 미만으로 공급했다. 충남 보령에 들어설 보령명천예미지 역시 적지 않은 물량을 계획 중이고 충남 천안 두정동에 들어설 효성해링턴플레이스도 80% 넘는 물량을 71㎡ 이하로 제공한다.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권 대출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소형 전용면적 아파트 선호현상이 더욱 짙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분양에 나선 충청권의 아파트 중 소형 전용면적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상당히 높았던 것도 이를 방증한다. 복수센트럴자이의 경우 45㎡ 전용면적에서 2.06대 1, 59㎡ 전용면적에선 1.5대 1, 72㎡ 전용면적에선 4.47대 1이나 됐다.

이처럼 소형 전용면적의 공급량이 늘어난 이유는 공급적인 측면에선 가뜩이나 부동산 침체 분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건설사가 무리하게 전용면적을 늘려 세대 수를 줄이기보단 오히려 전용면적을 줄여 세대 수를 늘리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수요 입장에선 미국이 최근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등 국내 기준금리 역시 조만간 오를 것으로 전망돼 분양 수요자의 욕구가 점차 소형화됐다. 소형 전용면적의 경우 중소형 혹은 그 이상 전용면적보다 매매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이자 부담이 크지 않다.

소형 전용면적의 가격 상승도 가파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60㎡ 이하 전용면적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737만 원에서 926만 원으로 26% 상승했다. 같은 기간 60~85㎡ 전용면적은 17%, 85㎡ 초과 전용면적은 2%에 불과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점차 내 집 마련이 힘들어져 상대적으로 자금마련에 부담이 없는 소형 전용면적의 인기가 늘고 있다. 특화설계 기술 등의 발달로 소형 전용면적도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도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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