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갑 중구청장

음식이 사람에게 주는 것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음식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제일 먼저 단백질이나 지방 또는 탄수화물 같은 영양분이지만 그보다도 우리는 먼저 음식을 생각하면 맛을 떠올리게 된다.

맛에는 오미라 하여 신맛, 단맛, 쓴맛, 짠맛, 매운맛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러한 맛이 조화를 이루며 사람들에게 먹는 행복을 전해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음식은 먹는 사람에게 맛의 행복과 함께 추억도 선물한다. 세계적인 음료회사인 코카콜라는 1985년 뉴코크라는 이름으로 콜라의 맛을 변화시켰는데 코카콜라 사장은 이때 한 중년의 여인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그 편지의 내용은 나의 어릴 적 추억으로 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콜라 회사가 어릴 적에 즐겨 먹던 콜라의 맛을 변화시켜 이젠 더 이상 콜라를 마시며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릴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 중년여성뿐만 아니라 대다수 소비자가 맛에 변화를 준 코카콜라를 찾지 않게 되자 결국 코카콜라는 다시 예전의 맛과 비슷하게 맛을 변화시켰다. 뉴코크라는 제품의 새로운 콜라는 실패로 끝난 것이다.

요즘이야 흔히 먹을 수 있는 것이 칼국수지만 그러나 고려·조선시대에는 특별한 때나 먹는 귀한 음식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밀로 만든 칼국수를 먹던 때가 있었으니, 바로 보리와 밀 수확이 끝났을 때인 유두(음력 6월 15일)로, 갓 나온 햇밀로 칼국수와 밀가루부침을 부쳐 이웃과 나눠먹던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칼국수에 감자와 애호박이 빠지지 않는 것도 그맘때 한창 맛이 드는 곡식이 감자와 애호박이었기 때문이다. 칼국수는 특히 지방색이 물씬 풍기는 음식이다. 농촌지역에서는 닭육수에 애호박과 감자 등을 넣어 끓이고, 산간지방에서는 멸치장국, 해안지방에서는 바지락장국으로 칼국수를 끓이기도 한다. 내륙식 칼국수는 사골육수에 채썰어 볶아낸 호박나물과 쇠고기 고명을 얹어 깔끔한 국물맛이 특징이고, 남도식 칼국수는 멸치에 마늘 파 등을 썰어넣어 끓인 국물에 고춧가루를 풀어 얼큰한 맛이 특징이다.

대전은 호남선과 경부선 철도가 만나는 철도운송의 중요 거점이 된 대전역이 구호물자의 집산지 역할을 하게 되면서 60~70년대 대규모 간척사업 등 굵직한 국가사업에 동원된 근로자에게 노임으로 돈 대신 밀가루를 지급하게 되고, ‘분식장려운동‘ 등과 맞물려 밀가루 유통의 거점이 되면서 대전역 주변과 중앙시장을 비롯한 주변 상권에 칼국수 전문점이 늘어나면서 대전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으로 성장해 왔다.

특히, 중구에 소재한 원도심에는 맛과 전통을 자랑하는 칼국수 전문점들이 많이 있는데 비슷한 방식의 칼국수가 아니라 다양한 재료를 넣어 만든 십여 종류가 넘는 칼국수가 만들어지고 있다. 대전에서 칼국수의 의미는 단순한 음식에 머무르지 않고 대전의 역사와 전통을 떠오르게 하는 키워드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에게 친근한 음식인 칼국수가 대전중구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수 있도록 매년 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시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이에 중구에서는 칼국수 축제를 통해 칼국수를 원도심지역 대표 관광 상품으로 널리 알려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지역 전통의 문화행사를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개최하는 제3회 대전칼국수 축제는 지난해 관람객 6만 명보다 더 많은 총 10만 명의 방문객 유치를 목표로 15개 칼국수 대표업소와 함께 4월 7일부터 3일간 서대전시민공원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단순한 먹거리뿐만 아니라 수십여 가지의 볼거리와 체험행사를 마련하여 축제를 찾아 오는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이번에는 ‘밀가루 오재미던지기’ 프로그램이 추가되었고, ‘도전칼국수골든벨’과 ‘칼국수 빨리먹기 대회’ 등이 열리며, ‘엄마 손맛! 칼국수경연대회’ 및 ‘웰빙 칼국수 경연대회’도 열린다. 이 밖에도 행사 기간에 공연 및 전시가 상시 운영되며 칼국수 무료 시식행사도 이루어진다.

따뜻한 봄날에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칼국수 축제를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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