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7481세대 입주 예정
과잉공급에 집값 하락 악순환
급매물량 늘어 역전세난 우려도

내달부터 5월까지 세종에서 7481세대가 입주를 앞둬 세종 아파트 가격 하락이 조만간 시작될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아파트 매매가 하락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데 향후 공급물량까지 더해지면서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달부터 6월까지 입주 예정인 아파트 물량은 총 7만 7283세대로 이 중 세종은 7481세대다. 내달엔 2-2생활권 세종메이저시티 3171세대를 비롯해 캐슬파밀리에 1944세대. 세종더샵힐스테이트 1694세대 등이 집들이를 하고 5월엔 새뜸마을예미지 672세대가 입주를 앞뒀다.

가뜩이나 세종의 전세가가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 중인 입주물량까지 상당해 아파트 매매가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개 아파트 매매가 하락은 과잉공급으로 전세가가 떨어지고 급매 물량이 늘어 역전세난이 발생하면서 결국 매매가가 폭락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엮이게 된다. 여기에 청약경쟁률도 떨어져 분양 시장 자체가 가라앉기도 한다.

이미 세종은 전세가가 하락하기 시작했고 급매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에 들어 세종의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0.47%를 기록하는 등 전세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급매 물량도 상당해 내달 입주 예정인 아파트의 전세가는 갈수록 하락하고 있지만 세입자는 구하기 힘든 역전세난까지 발생하고 있다.

분양 성적도 지난해 말부터 신통치 않다. 세종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면 1순위 당해지역 마감이 당연했지만 전매제한 등을 골자로 한 11·3부동산대책이 시행된 뒤 분양에 나선 세 개의 아파트 중 두 개 단지는 일부 전용면적에서 1순위 당해마감에 실패했다. 한 아파트는 1순위 당해와 기타지역에서 마감에 실패해 결국 2순위까지 넘어간 바 있다. 일각에선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개편돼가는 중이라고 하지만 반대로 아파트 수요가 없단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곳곳에서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가 크게 하락할 조짐이 보인 만큼 이미 약보합세를 보이는 세종의 아파트 가격은 결국 크게 하락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변수는 대통령 탄핵 정국이 마무리돼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세종시 관련 공약이다. 국회 등 공공기관이 세종으로의 이전이 확정될 때까지 임대인이 매물을 내놓지 않을 수 있어 자체적으로 공급량이 조절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수 있다는 거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세종의 아파트 과잉공급은 이미 지적됐고 역전세난까지 발생했다. 여기에 입주물량이 상당하단 점도 부정적이지만 대선 후보들의 세종시 관련 공약은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임대인이 내놨던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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