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문학의 위기 시대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좌절하지 말고 희망이라는 계단을 하나하나씩 밟고 올라서야 합니다.”

권득용 ㈔한국문인협회 대전지회장은 ‘대전문학’ 2017년 봄호(통권 제75호) 발간사를 통해 “문인들의 기대가 부풀었던 ‘문학진흥법’이 지난해 2월 제정·공포돼 한 해가 지났는데도 중장기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 문화 융성’을 외치던 정부가 ‘블랙리스트’라는 자충수의 덫에 걸려 애꿎은 문화예술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더니만, 오리무중의 늪 속에서 정치라는 유리천장벽에 갇혀 버린 것 같다”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문학진흥법은 문학인들을 위한 정치적 논리와 이해를 배제해야 함에도, 출발부터 무슨 로또복권 추첨을 하는 것처럼 지난해 5월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부지 유치 공고를 했고, 결국 지자체 간의 과열 경쟁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건립 추진이 잠정 중단됐다”라며 “문학진흥법이 문인들의 문학적 성취와 삶의 질에 대한 가치를 높이기에는 제도 정착에 함께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권 회장은 이처럼 문학진흥법을 둘러싼 암울한 현실에 안주할 수 없는 올해, 대전문협의 새로운 변화로 ‘금강일보 문학상’ 제정 소식을 알리며 회원들의 창작 의욕과 사기 진작에 기여해준 금강일보에 고마움을 전했다.

또 한국예총 후원으로 오는 9월 5~10일 대전예술가의집에서 개최되는 ‘6대 광역시 및 제주도 지역문학교류제’가 대전 문학을 전국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권 회장은 “새싹들도 아기들의 젖니처럼 돋아나기 시작한다. 아무리 두 눈을 질끈 감더라도 이 봄날 불쑥 찾아오는 그리움은 모두 우리들의 것이다. 이제 또 한 해를 바쁘게 시작해야겠다”라며 새봄을 맞은 지역 문인들의 새로운 출발을 독려했다.

한편, ‘대전문학’ 봄호 기획특집 ‘해설이 있는 시’ 코너에는 노금선의 ‘아름다운 환영’, 박헌오의 ‘미래를 듣다’, 손종오의 ‘뿌리에 관한 비망록1’, 엄기창의 ‘유등천에서’, 윤월로의 ‘머위 쌈’ 등 5편의 시가 수록됐다.

아울러 제9회 대전문학 신인작품상 수상자인 강형일·안시찬·양건상·하미정 시인, 이기혁 수필가의 작품이 소개됐고, 회원들의 신작 시·시조·수필·아동문학·소설·콩트·평론 등이 풍성하게 실렸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