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원 대전지방기상청장

기상은 국경이 따로 없어 주변 나라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는 가입국 간 국제협력을 통해 기상학의 발전 그리고 기상, 기후, 수문 관측자료 정보교환체제를 구성하고 유지한다. 전 세계적인 협력이 없으면 기상예보는 불가능하므로 국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56년 68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고 현재 참여국은 180여 개국에 이른다.

3월 23일은 세계 기상인이 하나가 되는 ‘세계 기상의 날’이다. 1961년 3월 23일 WMO가 국제연합(UN)의 전문기구로 발족한 지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 기상의 날’을 국제적 기념일로 제정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3월 23일 WMO 가입국들은 세계 기상의 날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WMO는 국제적 협력 의의를 인식하고 그 발전을 기원하기 위해 매년 특정한 주제를 정해 전 인류의 관심을 높이고 적절한 대처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올해 주제는 ‘구름의 이해(Understanding Clouds)’로 이는 구름이 기상·기후 그리고 물에 대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새털구름은 비 올 징조다’, ‘낮은 구름이 동에서 서로 흐르면 비가 온다’, ‘구름이 빨리 움직이면 일 중에 바람이 세진다’ 등 구름과 관련된 속담들이 있다. 또 조선시대에는 날씨를 담당하는 관서인 서운관(후에 관상감으로 개칭)이 있었는데 서운관은 구름에 의한 날씨, 바람 등을 관찰해서 왕의 행차시기와 행차하는 문의 방향을 고려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우리 옛 선조들은 그 옛날부터 구름과 날씨와의 상관관계를 일찍 알고 있었고 구름을 보고 날씨를 어느 정도 예측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기상·기후시스템과 지구의 에너지 균형에 있어 구름의 역할에 매우 주목하고 있다. 기상을 예보하거나 미래 기후변화 모델을 구축할 때 그리고 수자원에 대한 전망을 예측하는 데 구름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구름은 기후시스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구름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때도 있지만 반대로 기후변화로 인해 구름의 변화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렇듯 구름과 날씨·기후는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도, 받을 수도 있는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물이 바다와 땅으로부터 증발되고 증발된 물은 응결돼 구름이 된다. 구름에서 다시 비가 내리면 비는 지하수를 거쳐 다시 바다로 가는데 이 일련의 순환과정을 우리는 ‘물의 순환’이라고 한다. 물의 순환에서 빠질 수 없는 과정이 구름인데 구름은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며 구름의 종류에 따라 비의 양도 달라지기 때문에 구름은 물의 순환 그리고 전 세계 수자원 분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세계 기상의 날을 맞아 대전지방기상청은 자체 기념행사를 비롯한 다양한 기상·기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3월 23일에는 세계 기상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고 이날 공주대학교 대기과학과장인 장은철 교수님을 모시고 ‘구름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25일에는 초등학생을 둔 가족을 대상으로‘우리 가족과 함께하는 기후변화 이야기 시즌2’를 마련해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체험식 기상·기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2017년도 기상·기후사진전을 23일부터 25일까지 대전지방기상청 1층 로비에서 운영할 예정다.

이번 세계 기상의 날을 통해 기상청의 역할과 기상, 기후,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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