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차·사물인터넷 등에 적용

탄소나노튜브 기반의 신경세포모방소자 모식도 및 실제 사진. 한국연구재단 제공

국내 연구팀이 사람의 인지능력을 모방한 인공두뇌시스템을 개발했다. 23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국민대 최성진 교수와 세종대 김성호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인간의 뇌를 모방해 학습하고 판단하는 인지능력을 가진 인공두뇌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공학 분야의 국제적인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2월 21일 자에 게재됐다.

인공두뇌시스템은 인간 두뇌의 신경계에 존재하는 생물학적 구조를 모사하는 전자회로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를 기반으로 뇌의 신경세포처럼 작동하는 신경세포모방소자(신경망의 뉴런 또는 시냅스의 전기적 특성을 모사할 수 있는 전자 소자)를 개발했다.

기존 컴퓨터가 0 또는 1의 두 가지 값으로 정보를 표현하고 처리해 에너지 소모가 큰 디지털 방식으로밖에 인식할 수 없었던 것과 달리 신경세포모방소자는 신경세포의 전기적 특성을 모사해 사람의 뇌처럼 아날로그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연구팀은 개발된 신경세포모방소자에 인간 두뇌에서 시각 정보 처리를 담당하는 신경망의 학습 알고리즘을 적용해 사람의 실제 필기체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살폈다. 실험 결과, 완성된 인공두뇌시스템은 수만 번의 반복 학습을 통해 사람의 다양하고 서로 다른 필기체 이미지를 기억하고 구별해냈다. 이는 기존의 컴퓨터가 소프트웨어로 이미지를 구별한 것과 달리 하드웨어 자체가 이미지를 학습하고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기존 연구에 비해 신경세포모방소자의 아날로그 동작 특성이 10배 이상 개선돼 사람 필기체의 이미지 패턴에 대한 인식 정확도가 80% 정도로 나타났으며 연구팀은 누설전류의 감소로 전력소모도 기존 대비 100분의 1 이하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인간의 두뇌처럼 저전력 고속연산이 가능하며 정형화되지 않은 정보의 처리가 기존 컴퓨터보다 용이하기 때문에 단순 연산의 반복이 아닌 복잡하게 얽힌 정보의 처리가 가능한 연산 시스템으로 응용이 가능하다”며 “개발된 시스템이 앞으로 스마트 로봇, 무인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등 지능형 시스템에 적용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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