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짓 하나로 장애인들의 마음을 얻으려고 했다면 큰 착각이다.
각종 행사장을 찾을 때면 이근규 제천시장은 늘 수화(사랑해요 뜻)를 한다.

그리고 어김없이 인증샷을 찍는다.
이젠 수화는 이 시장의 트레이드 마크가 돼 버렸다.

장애인들에게 관심과 친근감을 유발하기 위해 하는 듯싶다.
수화는 청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들 사이에서 쓰이는 몸짓과 손짓에 의한 의사전달 방법이다.

손짓을 중심으로 눈에 보이는 행동을 통해 의사를 주고 받는다.
그러나 수화를 할 때 반드시 주의할 점이 있다.

수화는 행동으로 하는 말이기 때문에 표정에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높임말을 할 때에는 몸의 자세나 표정을 공손하게 해야 한다.

특히 수화는 수화를 필요로 하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사용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일반인들에게‘마구잡이 식’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이는 일반인 및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이기 때문이다.
그 예가 바로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그는 농아인의 날이나 한국농아인협회 창립주년과 같은 날에만 수화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와 장소를 구별할 줄 아는 아주 지극한 판단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이 시장의 수화방식은 좀 다르다.
그는 식당, 졸업식장, 각종 행사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화를 한다.

표정이나 행동 또한 남을 의식하지 않는다.
장애인들이 있든 없든 수화와 인증샷을 남발한다.

실례로, 이 시장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다양한 사람들과 찍은 수화 인증샷을 볼 수 있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이 있다.

행사장을 찾은 이 시장이 마치 장난을 치는 듯한 표정으로 고깔모자를 쓰고 수화를 한 모습이 올려져 있다.

이 사진을 보고 누가 과연 진심어린 사랑을 느낄수 있겠는가?
정말 장애인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수화를 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이는 수화(手話)의 참 뜻을 되새기지 못한 행동이라 여겨진다.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 또한 아닌 듯싶다.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의도적으로 수화를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시장은 농아인들의 입과 귀를 대변하는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려 한다면, 이 모든 것을 숙지해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제천시민들이 시장의 행태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정도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제천=정봉길 기자 jbk@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