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과 당뇨병은 매년 환자가 3~4% 증가하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지난해 기준 고혈압 환자는 752만 명, 당뇨는 268만 명으로 조사됐다. 이 두 가지를 다 앓는 환자도 175만 명에 달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전국 동네의원 2만 9928곳에서 고혈압·당뇨병 진료를 잘하는 곳을 선정해 27일 명단을 공개했다. 두 질환의 치료 또는 처방의 지속성, 약 처방의 적절성, 당뇨 합병증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검사 시행 여부 등을 평가했다.

고혈압을 잘 치료하는 의원은 5084곳(17%), 당뇨병은 2978곳(10%), 둘 다 잘하는 의원은 1884곳(6.3%)으로 조사됐다. 인천, 강원, 대구, 경북, 울산 지역이 우수 동네의원이 많은 편이다. 대전의 경우 고혈압은 전체 개설 의원 1035곳 중 160곳(26.1%)이 양호기관으로 선정됐다. 당뇨병은 470곳 중 99곳(21.1%), 두 가지 모두 우수한 의원은 53곳(5.9%)으로 집계됐다.

평가원은 고혈압과 당뇨병 질환자들에게 큰 병원에 갈 필요 없이 동네의원을 이용하고 한 군데 의원을 이용하는 것이 치료 결과에 좋다고 권고했다. 한 군데를 다닌 환자와 여러 군데를 전전한 환자의 합병증 입원율을 비교한 결과 단골 의원을 다니는 고혈압 환자 1만 명당 입원환자는 43.3명이지만 여러 군데를 다니는 경우 69.5명으로 1.6배에 달했다. 당뇨병의 경우 각각 243.1명, 459.7명으로 크게 차이가 났다.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약복용 습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두 질환은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습관이 중요한데 한 군데를 다니는 고혈압 환자 그룹이 한 해 293일 이상 꾸준히 약을 처방받는 비율이 83.9%인 반면 여러 군데를 다니는 환자는 52.4%에 지나지 않았다. 당뇨병 환자도 각각 98.5%, 73.8%로 차이가 났다.

김선동 심사평가원 평가2실장은 “고혈압·당뇨병 환자들이 이번 적정성 평가 결과를 참고해서 가까운 동네의원에서 꾸준히 진료받게 되면 질환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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