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서구청이 인근 학교와 주차장 야간 개방 협약을 체결하고 도심 주차난 해소에 나섰다고 한다. 구는 27일 문정초(17면)와 구봉고(23면)와 ‘학교부설 주차장 야간개방 협약’을 체결해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인근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상가와 주택이 혼재돼 심각한 야간 주차난을 겪어온 도심 주민들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대전 서구가 도심 주차난 해소를 위해 학교와 협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부터 학교 주차장 야간 개방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번 협약까지 합치면 현재 22개 학교에서 총 1109개의 주차면을 확보해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대전 서구지역은 상가와 원룸 등 주택이 같이 있는 지역이 많아 주간보다도 야간 주차난이 심각하다. 상가를 이용하는 손님들의 차량과 주택 숙소에 주차하는 주민들이 야간이 몰리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골목마다 주차전쟁이라고 할 만큼 주차에 어려움이 컸다.

이 같은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물론 주차장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서구는 공영주차장 확충이나 내 집 주차장 갖기, 녹색주차마을 사업 등 다양한 주차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부지확보와 많은 예산이 수반된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렇다고 엄격한 단속만이 능사도 아니다. 물론 불법주차에 대해서는 단속을 벌이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도심 상가의 영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주차문제의 근본적 해결에는 무신경한 채 단속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주민들의 원성을 살 우려가 높다. 도심 주차난은 일시적인 단속이나 처방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학교주차장 야간 개방을 활용한 주차난 해소방법이다. 학교 주차장은 주로 주간에만 이용하고 야간에는 비어 있다 점을 착안해 학교에 도움을 요청하게 된 것이다. 서구는 이미 1000면이 넘는 학교주차장 야간 개방 협약을 통해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기초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전 서구는 이에 만족하지 말고 도심 주차난 해소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학교와 대화를 통해 학교주차장 야간 개방을 더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 주차장의 야간 개방으로 인해 학교 학생들이나 교사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더 나아가 도심 인근 민간 부설 주차장의 야간 개방도 적극 유도하는 등으로 야간 도심 주차난이 많이 해소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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