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외국인투수 도미니칸 듀오.

한화이글스가 6승 4무 2패로 2017 시범경기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순위는 공동 3위, 승률은 .600이다.

이용규와 정근우 등 주전 야수들이 대거 빠진 상황을 감안하면 시범경기라고 해도 준수한 성적을 거둔 것은 분명하다.

본격적인 시즌 개막을 앞둔 상황에서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품기 충분하다.

올 시즌 가을야구를 향한 과제들을 점검해본다. 첫 번째는 마운드다.

◆외국인 흑역사 끊는다
한화는 유난히 외국인 투수와 인연이 없었다.

한화의 외국인 투수는 2001년 호세 누네스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26명. 이 중 10승 이상 달성한 선수는 2007년 세드릭 바워스(11승 13패)와 2015년 미치 탈보트(10승 13패) 2명뿐이다.

활약한 선수보다 이른바 먹튀로 기억되는 선수가 대부분일 정도니 말은 다했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아니 많이 다르다.

330만 달러의 도미니칸 듀오는 커리어부터 다르다.

오간도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283경기 503⅓이닝 33승 18패 평균자책점 3.47, 비야누에바는 476경기 998⅔이닝 51승 55패 평균자책점 4.31이다.

이들의 커리어는 시범경기에서도 증명됐다.

오간도는 2경기 7이닝을 소화해 1승 평균자책점 제로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비야누에바는 3경기 11이닝 1패, 평균자책점 3.27로 오간도보다 강렬하진 않았지만 정교한 컨트롤로 맞쳐 잡는 피칭을 펼치며 쉽게 무너지지 않는 투구를 선보였다는 평가다.

지난 시즌 한화를 거쳐간 4명의 외국인 투수가 올린 승수는 13승. 1위 두산은 41승이다.

28승의 차이는 한화(7위), 두산(1위) 게임차(26.0)과 궤를 같이한다.
오간도와 비야누에바 도미니칸 듀오가 안정적인 활약만 해준다면 가을야구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부활한 배영수, 못 미더워도 이태양
원투 펀치에 뒤를 이를 선수로는 현역 최다승 투수(128승) 배영수가 꼽힌다.

지난해 수술과 재활로 한 시즌을 쉰 배영수는 성공적으로 복귀를 마쳤다는 평가다.

연습경기에 이어 시범경기에서도 2경기 8이닝 2승 평균자책점 1.13으로 활약했다.

김성근 감독도 “오간도와 비야누에바, 그리고 배영수를 선발로 낙점했다”고 할 정도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이태양은 좀처럼 제 컨디션을 못 찾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엄청난 공을 던진다”며 기대를 모았지만 시범경기 3경기 9⅓이닝 1패 평균자책점 16.39로 부진하고 있다.

비야누에바(11이닝), 송은범(10이닝) 다음으로 많은 이닝(9⅓)을 던지게 하면서 밸런스 찾기를 바랐지만 쉽지 않았다.

또 당초 선발로 낙점을 받았던 윤규진(7이닝 평균자책점 6.43)도 부진하면서 4, 5선발 자리가 빈 상태다.

이에 김성근 감독은 불펜과 결합을 선언했다.

송은범과 안영명, 장민재 등이 4, 5선발 자리에서 교대로 출전할 공산이 크다.

일각에선 이태양의 개막 엔트리 제외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윤규진은 오랜기간 불펜으로 활약한 만큼 제자리를 찾아간다고 하더라도 이태양은 다르다.

차세대 에이스로 불리며 김응용 감독과 김성근 감독의 기대를 받은 만큼 토종 선발로써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선수다.

한자리는 몰라도 4, 5선발 두 자리를 불펜과 결합하게 되면 ‘혹사논란’은 반복될 수도 있다.

최소한 4선발을 고정하기 위해선 이태양의 컨디션 회복이 절실한 이유다.

도미니칸 듀오에 이어 배영수와 이태양이 기대만큼의 활약만 해준다면 대권도전도 노려볼만 하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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