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같은 예선을 치르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호남 경선에서 60.2%대 20.0%로 문재인 전 대표에게 완패한 안희정 충남지사가 29일 안방 충청에서 반전의 계기를 이룰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승패의 분수령으로 꼽혔던 지난 27일 호남 순회경선에서 문 전 대표가 60%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대세론을 탄탄히 함에 따라 안 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19.4%)이 전세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안 지사 측의 경우 충청에서 세몰이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시장 측도 충청과 영남에서 선전할 경우 전체 선거인단 절반 이상이 몰린 수도권에서 승부를 걸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양측 모두 벼랑 끝에 몰린 만큼 충청에서의 반등이 절실하다.

◆文, 캐스팅보트 中原서도 대세론

29일 오후 2시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충청 순회경선(22일 투표소 투표+27·28일 ARS 투표+29일 대의원 투표 결과를 합산해 발표)에서 전국적 지지를 받는 후보를 자임하는 문 전 대표는 자만하지 않고 1위 수성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 대전 서구의회 회의실에서 선거대책위원장단 기자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문 전 대표는 캐스팅보트인 중원에서 선전한다면 여세를 몰아 영남(31일), 수도권·강원·제주 경선(내달 3일)에서도 과반을 득표, 승부를 조기에 결정지을 수 있다는 심산이다.

문 전 대표는 충청 민심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어야 본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해 개혁과제를 완수할 수 있다는 논리를 토대로 경선에 임한다는 전략이다.

◆安, 안방서 무조건 압승

이에 반해 안 지사 측은 호남에서 ‘문재인 과반 저지’에 실패하며 3분의 1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지만 충청에서 열세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안 지사 측은 충청대망론이 유효한 상황에 몰표를 끌어낼 수 있다면 다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역전의 교두보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안 지사는 28일 경남 양산의 통도사를 찾아 주지인 영배 스님과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각오로 충청 경선에 임하기 위해 마음을 추슬렀다.

안 지사로선 충청에서의 대승이 지상과제인데,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크게 누릴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대전과 충북에선 문 전 대표의 조직세가 오히려 안 지사를 앞선다는 분석도 있기 때문으로, 만약 충청에서도 문 전 대표에게 1위를 내주거나 근소한 표차로 1위에 오른다면 사실상 이번 경선 레이스에서 안 지사의 승리는 요원하다.

◆李, 文 과반 저지하고 수도권에 올인

호남 경선에서 안 지사에 불과 0.6%포인트 차로 3위를 기록한 이 시장 측은 안 지사와 박빙으로 격차를 좁힌 것을 성과로 꼽으며 역전의 기회가 있다고 기대하는 모습이다.

안 지사와 마찬가지로 반등의 모멤텀을 마련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이 시장은 호남에서 안 지사를 바짝 추격한 만큼 충청에서 문 전 대표의 과반 득표를 저지한다면 반전의 계기를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자평하며, 막판 수도권 경선에 승부를 거는 분위기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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