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성인 10명 중 4명이 앓고 있다는 항문질환. 실제 지난해 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주요수술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이 많이 받은 수술은 백내장 수술(34만6천명)에 이어 치핵(치질)수술(19만3천명)이 뒤를 이었다.

‘치질’은 돌출, 출혈 등 항문에 생기는 전체적인 질환을 일컫는 용어로 정확한 의학 용어로는 ‘치핵’이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치질이라는 표현에 더 익숙하다.

치핵(치질)은 정상적으로 존재하던 조직이 여러 스트레스 상황에서 부풀고, 밀려 나오며 출혈, 통증과 함께 무언가 덩어리로 만져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이에 무언가 항문에서 만져지게 되면 치질이라 단정짓고 병원을 찾기 보다는 인터넷으로 치질 치료법을 검색해 자가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자칫 병을 더 키울 수 있는 위험한 방법이다.

중앙항외과 윤상민 원장은 “치질 치료의 핵심은 정확한 진단과 그에 적합한 치료가 진행되는 것”이라며 “대장항문 질환이라는 특성상 부끄럽고 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터넷 정보에 의지한 적절하지 못한 자가 치료로 인해 병을 키워 내원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치질의 정확한 진단은 초음파와 항문기능 검사를 통해 이뤄지며 증상에 맞는 맞춤 치료가 시행되야 한다.

치질 치료는 약물치료, 고무결찰법, 치핵 절제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되며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클린패스 레이저 치핵절제술도 대안으로 부상했다. 이 방법은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시행되는 점막하 치핵절제술을 개량한 형태로 절단단(치핵을 결찰 후 남기는 조직)을 거의 남기지 않아 상대적으로 통증은 줄이고 회복이 빠른 가운데 항문의 기능을 최대한 보전할 수 있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무엇보다 어느 정도 감수해야 했던 후중감(일정 기간 절제 부위의 매듭이 장에 남아 조직을 자극해 대변을 보고 싶다는 느낌)을 최소화해 편안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수술을 받더라도 치핵의 모양과 내치핵 외치핵의 분포를 고려해 수술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항문의 좁고 넓음,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의 유무에 따라서도 괄약근절개나 피부판이동술등을 추가할 지도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결정에 항문기능검사가 필수적이지만 모든 병원에서 시행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수술 전 항문기능검사는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종이나 염증, 심하통증등의 합병증들을 예방하는데도 중요하다. 특히 항문압검사와 바이오피드백기기를 이용한 EMG검사를 통해 배변곤란의 원인을 검사하고 치료함으로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치질이라고 의심되는 증상(출혈, 배변시 돌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면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으며, 일시적으로 약을 사용하고 증상이 좋아진다 하더라도 퇴화된 조직이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일상 생활을 하며 받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또 다시 출혈이나 돌출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빈혈과 돌출로 인한 감돈(튀어나와 들어가지 않고 붓고 심한 통증이 발생된 상황)으로 인해 수술을 받아야만 완치가 될 수 있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치질이라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된다면 무조건 참고 버티기 보다 초기에 적극적으로 항문외과를 찾아 의사와 상담하고 현재의 상황에 따라 배변 습관 교정 교육을 받거나 치핵 치료 또는 관리를 받아야 변실금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건강한 대장항문으로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다.

또한 치핵 치료를 받아 완치가 됐더라도 충분한 수분과 섬유질을 섭취해 변비와 설사를 예방하고, 꾸준히 적절한 운동을 하며 과음을 피해야 재발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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