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 <공주주재>
제17회 충남장애인체전에 참가한 장애인들의 아름다운 도전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 역시 시민들의 무관심 속 ‘그들만의 초라한 잔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텅 빈 관중석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대회 주최 측은 인원 동원까지 해가며 분위기를 띄우려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인기가수들이 출연한 개막식에서조차도 선수와 임원진들을 제외한 일반시민들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고질병으로 지적돼 온 이동불편 또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동하면서 진을 다 빼 정작 경기에 임해서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도민체전이 치러진 경기장은 그나마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공주시의 경우 대부분 20년이 넘은 낡은 시설들로 보수·보강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전체 예산도 3억 원에 불과해 시설투자 예산은 고작 1억 원에 머물렀다.

경기의 질적 향상과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서도 경기장 보수·보강의 ‘땜질식 처방’이 아닌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시설 투자에 나서야 한다.

‘염불은 뒷전이고 잿밥’에만 관심을 두는 정치인들의 행태 또한 비난 받아 마땅하다.
일부 정치인들의 경우 장애인 선수들의 아름다운 도전을 응원하고 격려하기보다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는데 열을 올려 선수단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런 표를 의식한 ‘보여주기 식’의 선심성 정치행태는 경기력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지양돼야 하며, 차라리 장애우를 위한 지원이나 앞장서 줬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그나마 자원봉사자들의 아낌없는 봉사활동은 대회 내내 빛을 발했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서도 경기장 안팎에서 동분서주 원활한 경기진행을 도운 자원봉사자들의 친절과 정성은 체전을 성공으로 이끈 주역이다.

선수는 관중들의 박수를 먹고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환호하고 박수를 보낼 때 더 좋은 경기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 호흡하는 감동의 무대’가 헛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장애인 체육의 저변확대 및 생활체육 활성화 등을 위해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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